8월 15일 촛불집회 인권침해 보고대회
평화경찰,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 일시 : 2008년 8월 21일(목) 오전 11시
○ 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 주최 : 인권단체연석회의
● 순서
1. 8월 15일 인권침해 영상
2.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
: 불법 해산명령, 검거위주방식, 사복체포조와 경찰기동대의 인권침해
3. 신체의 자유 침해 - 구금과정에서의 문제
: 인도 연행, 미란다원칙 미고지, 유치과정에서의 인권침해
4. 인권옹호자의 권리 침해
5. 언론의 자유 침해
6. 인권침해당사자 증언
7. 질의 응답
경찰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
강성준/조현경/주성진/미류
1. 촛불집회는 ‘불법’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 최근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탄압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 경찰은 촛불집회를 경찰력을 동원해 진압하는 근거로 집시법을 들고 있음. 즉, 일몰 시간 이후에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집시법 제10조가 ‘불법집회’의 근거가 되고 있음.
○ 물론, 위 조항에는 예외규정이 명시되어 있어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미리 신고한 경우”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음. 이 예외규정은 87년 민주화항쟁의 기운을 이어받은 1989년 전문개정안에서 최초로 도입되었음. 즉, 일몰 시간 이후의 옥외집회 금지 규정을 삭제해나가는 것이 민주적인 방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그러나 예외규정은 신고절차에 이어 경찰의 ‘허용’을 받도록 함으로써 현실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있음. 법조문은 87년을 기준으로 한 단계 나아갔으나 현실은 여전히 87년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임. 일몰시간 후의 옥외집회는 그 목적, 규모, 장소, 방법에 상관없이 금지되고 있어, 지금까지 신고 후 허용된 일몰시간 이후 옥외집회는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이는 일몰시간까지 직장에 근무하는 대다수 시민들의 집회 및 시위를 원천봉쇄하는 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는 실정임.
○ 일몰 시간 이후의 옥외집회를 금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득이 무엇인지는 매우 불분명한 데 반해, 이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막대함. 집시법에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해당하더라도 집회의 참여 자체를 범죄화하면서 실질적으로 집회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은 기본권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경찰의 실력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
○ 그러나 최근 촛불집회에서 드러나는 경찰의 인권침해 양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 ‘불법집회’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면서 자의적으로 경찰력을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음. 즉, 누구에게나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하는 시민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밀지만 정작 경찰 스스로는 법의 정신을 망각하고 법규정조차 준수하지 않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음. 특히, 최근 촛불집회에서 드러나는 경찰의 인권침해 양상은 집회 참여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수준이 되어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음. 집회 진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피해뿐만 아니라 각종 권리들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임.
○ 이 보고서는 현행법상 촛불집회가 금지됐다는 점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한 상태에서 작성하였음. 그러나 촛불집회가 위법성이 있다 하더라도 중대한 문제가 없는 한 집회의 참여 자체를 범죄화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에서 경찰의 인권침해를 유형별로 정리하였음.
2. 사복 체포조의 활약을 기대하라?
1) 사복 체포 전담부대 투입
○ 경찰이 공무를 수행하는 동안 제복을 착용하고 소속․직위․이름 등을 밝히는 것은 기본적인 원칙으로 많은 규정들을 통해 이러한 원칙을 확인할 수 있음. 따라서 15일 “검거에 용의”하도록 경찰관기동대에게 사복을 착용시켜 집회 현장에 투입한 것은 어떤 근거로도 정당화되기 어려움.
○ 1,400명 규모의 정부기관 조직으로 신설된 경찰관기동대가 명백한 근거 법령이나 규정도 없이 창설되고 운영규칙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집회 현장에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임.
○ 또한 백골단의 부활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입증하듯 경찰관기동대가 집회․시위 진압을 핵심 목표로 창설된 조직이며 경찰청 TF팀조차 집회․시위 진압 업무를 위해 기동대를 운영하고 있음이 확인되어 전의경 감축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경찰청 공식 입장이 기만적이라는 점이 드러났음.
○ 14일,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집회의 진압에 사복 체포전담 부대를 활용하겠다고 밝혔음. [서울지청 보도자료]
○ 20일 서울지청과의 통화에서 당일 투입된 사복 체포전담 부대가 경찰관 기동대라는 점 확인함. [인권침해감시단]
○ 20일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인권운동사랑방 소속)가 경찰청 경찰관기동대 TF팀으로 문의 전화함. 경찰관기동대라는 새로운 직제 또는 부대가 창설된 것인데 그 근거법령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 TF팀은 “잘 모르겠다. 담당자가 없어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함. 기동대 운영은 어떤 규정에 따라서 이루어지냐는 질문에 “경찰기동대운영규칙을 따르고 있다”고 말함. 경찰기동대운영규칙[1991. 7. 31 경찰청훈령 제51호]은 지난 7월 30일 창설된 경찰관기동대가 있기 한참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기동대 창설과 함께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일단 경찰기동대운영규칙을 준용하고 있다”는 답변을 함. 또한 “경찰법에 규정된 임무 내용 중 집회 시위에 관한 부분 가지고...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규정된 업무 중 공공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직무 범위의 근거를 가지고...”라며 근거를 대기도 했음. 경찰관기동대 TF팀의 업무가 무엇이냐고 묻자 “기동대 창설 전에는 지방청마다 집회 시위 수요가 틀려서 배분하고 조절하는 문제를 담당했고 창설과정에서 필요한 제반 시설, 사무실, 장비 등의 문제를 지원했다. 창설 후에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변함. [인권침해감시단]
○ 경찰기동대운영규칙(경찰청훈령 제51호) 제12조 2항은 기동대원이 “지정된 복제 이외의 복장착용”의 규율위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1조(복장)에서 “기동대원은 별도 2의 기동대 표지를 상의 좌측주머니 중앙 상단 0.5m 떨어진 곳에 부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음.
○ ‘경찰공무원법’ 제20조 1항은 “경찰공무원은 제복을 착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한 ‘경찰복제에관한규칙(행정자치부령 제250호)’에서는 근무장이나 기동장의 차림새로 근무복이나 기동복과 더불어 계급장․이름표를 포함시키고 있음. 국가공무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무원증규칙’ 제5조 1항은 “공무원은 늘 공무원증을 지녀야 하며 공무집행에 있어서 공무원증의 제시를 요구받은 때에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경찰복제에관한규칙’ 제21조는 사복의 착용이 가능한 경우를 “법무․감찰․공보․소년․수사․정보․보안 또는 외사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정하고 경찰기관의 장의 승인을 얻도록 해 제복의 착용이 원칙임을 확인할 수 있음.
○ “이날 투입되는 경력은 경찰관 부대 포함하여 165개 중대, 1천3백여 명이다. 또 경찰관 기동대 1개 중대 1백여 명은 편한 복장의 사복을 입고 운동화 등을 착용해 검거에 용의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창설된 경찰관 기동대가 도심 집회에서 사복을 입고 체포전담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출처 ; 민중의 소리]
2) 사복을 입고 시위대 근처를 배회하다가 시민을 체포하는 경찰들
○ 이날 사복을 입은 경찰관기동대가 집회 현장 주위에 떼를 지어 혹은 혼자 몰려다니다가 인도에서 시민을 연행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이 집회 내내 목격되었음. 공무를 집행하는 자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갖추지 못한 채 시민의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체포 등의 행위를 수행하는 것은 용납되기 어려움.
○ 이들은 무리를 지어 인도에 서있거나 몰려다니면서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기도 했으며 다중이 모인 장소에서 시민들과 구분이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기도 했음. 사복경찰이 서로를 몰라보고 연행되는 해프닝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복경찰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하기 쉽고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기 쉽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임.
○ 100여 명의 경찰관기동대가 집회 현장에 있었다는 점은 통상 수 명의 사복경찰이 집회현장 주위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임.
[사례 1] 15일 24:00경 종로 2가에서 한 사복경찰이 시민을 낚아채 연행을 시도했음. 사복을 착용한 것과 체포의 이유를 고지하지 않은 것에 항의했으나 경찰 호송버스까지 시민을 제압한 채 그대로 끌고 감. 미란다 원칙의 고지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 [인권침해감시단]
* 자료영상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8160216192&code=940707(경향닷컴)
※참고 자료사진 (위 사진은 사례와 다른 시간대 다른 장소에서 찍힌 사진임) [출처 ; 오마이뉴스]
[사례 2] 15일 23:40경 종로 2가의 인도에서 한 사복경찰이 한 시민의 연행을 시도함. 이를 목격한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가 달려가 관등성명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체포하려는 사유를 물으며 항의했고 주위의 시민들도 함께 항의했음. 사복경찰은 공격적인 표정을 지으며 시민들을 노려보다가 차도에 모여 서있던 경찰들에게로 돌아갔음. [인권침해감시단]
* 자료사진 출처 ; 칼라뉴스
[사례 3] 16일 새벽 00:00경 전후로 종로2가 인도의 스타벅스 커피 매장 앞에 사복을 입은 기동대원들이 인도에 몰려서서 시민들을 노려보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인권침해감시단]
* 자료사진 출처 ; 칼라뉴스
[사례 4] “한편, 색소가 묻어있다는 이유로 인도에 서있던 시민들까지 연행해 가던 경찰은 사복을 입은 채 뛰어가던 동료경찰을 못 알아본 채 연행하다가 풀어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연출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경찰의 무분별한 연행을 자기들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경찰의 강제 연행을 비난했다.” [기사 출처; 오마이뉴스]
[사례 5] 15일 23:20경 종로 2가 인도의 스타벅스 커피 매장 근처에서 한 시민이 사복경찰에게 말을 걸자 사복경찰이 이에 대답하며 가까이 다가서는 과정이 목격됨. 당시 내 편에서는 사복체포조의 귀에 꽂힌 이어폰이 보였기 때문에 사복체포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달려가서 항의했음. “당신 사복 체포조 아니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하고 자리를 황급히 떠났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 6] 16일 새벽 00:00 경 종로2가 버거킹 앞쪽의 차도에는 정복을 착용한 경찰 지휘관과 함께 사복을 착용한 경찰이 현장 상황을 살피는 듯 차도에 나와 서있었음. 그때 인도에 있던 한 시민이 “선생님들, 인도로 올라오세요”라고 말하자 사복을 착용한 경찰이 시민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위로 뻗어(심한 욕설의 한 유형) 조롱했음. 당시 경찰은 ‘실실 쪼개는’ 표정으로 시민을 자극하였음. [인권침해감시단]
3) 소속, 신분을 밝히라는 요구 묵살
○ 정복을 착용한 전경들은 복제규칙에 따른 이름표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전경모, 방패 등 경찰장구에 소속을 표시한 부분을 가린 경우가 목격되었음.
○ 사복을 착용한 기동대원이나 경찰들은 소속과 지위, 성명을 밝히라는 요구를 묵살했으며 오히려 항의하는 시민을 조롱하기도 했음.
○ 해산명령을 하거나 현장에서 경찰을 지휘하는 경찰 간부들 역시 소속과 지위, 성명을 밝히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음.
[사례 1] 관등성명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기자에게 대꾸하지 않고 경찰이 전경들 뒤로 숨음.
* 자료사진 출처 ; 칼라뉴스
[사례 2] 22:30경 종로2가 지오다노 앞 인도에 전경 10여 명과 사복을 착용한 기동대원 20여 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횡단보도를 막고 줄지어 섰음. 인권침해감시단은 시민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행위에 항의하면서 사복을 착용한 근거가 뭐냐고 묻자 “집시법이다”라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음. 관등성명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당신 이름이나 대라”고 하고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가 이름을 떳떳이 밝히고 재차 소속과 직위를 묻자 자리를 피해버렸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 3] 21:30경 종로2가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사복 체포조가 이동을 하는 것을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 두 명이 쫓아가면서 소속이 무엇인지 수차례 물었으나 “지금은 대답할 수 없습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함. 당일 현장에서 일간지 기자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지 않았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 4] 전경모의 소속부대를 표시한 부분을 테이프로 가림. [사진출처 ; 신종대]
[사례 5] 전경 방패의 소속부대를 표시하게 되어있는 부분에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음. [사진출처 ; 칼라뉴스]
4) 소결 ; 사복 경찰이 집회 장소 인근에 배치되거나 집회 장소를 출입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 이전부터 사복을 착용한 채증조나 형사들이 집회 장소에 시민인 것처럼 위장해 돌아다니는 것은 문제시되었음. 이날 등장한 사복 체포전담부대(경찰관기동대)는 경찰의 권한 남용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줌.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경찰관직무집행법)”는 규정은 경찰이 ‘공권력’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본 전제임. 특히, 경찰은 그 성격상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직무 수행에 더욱 엄격할 필요가 있음. 그러나 17년 전 만들어진 운영규칙을 준용한다면서 1,400명 규모의 경찰관기동대를 창설하는가 하면 그 규칙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복을 착용시키는 것은 경찰력의 사용이 완전히 자의적이며 위법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입증함.
○ 사복경찰들의 출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민의 기본권 행사 제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음. 15일 현장에서는 긴장된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음. 바로 전날 서울지방경찰청이 사복체포조를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시민과 쉽게 분간되지 않는 경찰이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시민들을 위축시킨 것임. 공권력이 시민에게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임.
○ 또한 사복경찰들의 출입으로 인해 시민들이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이 조장되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임.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 되는 시민들 간의 상호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차마 공권력이 나서서 자행해서는 안될 것임.
○ 시민들의 긴장된 분위기가 감지된 반면, 15일 현장에서 분명하게 감지되었던 것은 경찰들의 방만함이었음.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사복체포조가 마치 ‘건달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음. 경찰공무원은 “고운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국민에게 겸손하고 친절하여야(경찰공무원복무규정[대통령령 제15136호])” 하고 “경솔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경찰공무원복무규정)‘됨. 그러나 15일 현장에서는 시민들을 위협하거나 조롱하는 등의 행위가 자주 목격되었음.
○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찰이 사복을 입고 공무를 수행할 때 혼란이 가중되고 이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점임. 어떤 사람이 갑자기 시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며 억류하거나 체포하려 한다면 누구나 저항하는 것이 정당할 것임. 당연히 “당신은 누구냐, 왜 이러느냐”를 묻게 됨. 정복을 입은 경우에도 스스로 먼저 위 내용에 해당하는 미란다원칙의 고지를 의무화하는 것은 경찰의 공무가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임. 그러나 15일 현장에서 내내 목격되었듯이 사복체포조는 본인의 소속이나 신분도 밝히지 않고 체포의 이유 등도 밝히지 않았음. 결국 시민은 혼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쉬운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임.
○ 경찰의 집회 장소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진전과 궤를 함께 함. 아래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독재정권 시절 경찰관의 출입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했던 조항이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경찰관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항으로 개정되었음. 경찰관의 출입 제한은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것인 만큼 경찰이 집회를 불법화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마땅함. 그러나 15일 경찰이 보인 모습은 최소한의 출입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투입을 목적한 것이 명백함. 즉, 경찰력이라는 공권력을 사용하면서 기본권에 대한 존중이 없음을 확인시켜줌. 기본권의 실현과 증진을 위해 노력할 때에만 공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경찰은 ‘공’권력이기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음.
1962년 제정 집시법제12조옥외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정당한 리유없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찰관의 지시 또는 출입을 거절하여서는 아니된다. 1980년 일부개정제12조집회나 시위의 주최자 또는 장소관리자는 정당한 리유없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찰관의 지시에 위반하거나 출입을 거절하여서는 아니된다. 1989년 전문개정제17조① 경찰관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통보하고 그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정복을 착용하고 출입할 수 있다. 다만, 옥내집회장소에의 출입은 직무집행에 있어서 긴급성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 2007년 전부 개정제19조제19조 (경찰관의 출입) ①경찰관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알리고 그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정복(正服)을 입고 출입할 수 있다. 다만, 옥내집회 장소에 출입하는 것은 직무 집행을 위하여 긴급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
○ 정복을 입고 관등성명을 밝히도록 하는 것은 경찰이 스스로 자신의 직무집행을 엄격하게 하도록 독려하는 효과도 있으며 무엇보다 부당한 경찰력의 사용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권리 침해를 구제받는 데에 필수적일 것임. 경찰에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고서도 소속이나 신원을 밝히지 못해 분만 삭여야 하는 경우가 숱한 만큼 정복과 관등성명이 의무라는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될 필요성이 있음. 이는 모든 시민에 대해 마찬가지의 것으로, 설령 백번 양보해 집회 참여가 범죄라 하더라도 지켜져야 할 것임. 정복과 관등성명을 기본으로 하고 공무수행에 필요한 절차를 엄격히 규정하여 시민의 권리 침해가 없도록 경찰은 노력해야 할 것임.
3. 해산 명령인가, 검거 명령인가
1) 해산절차 전혀 준수하지 않아
○ 집시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산절차는 집회 현장에서 거의 이행되지 않았음. 자진 해산이 가능할 만한 상당한 시간을 두지 않은 경우, 당해 집회 현장에 있는 시민들이 들을 수 없는 해산 명령 등이 그것임.
[사례 1] 8월 15일 오후 7시 10분께 한국은행 앞 사거리에서 시위대가 모여들기 시작. 7시 20분경 거리 시위가 시작되면서 시위 참여자들이 늘어남. 경찰은 사거리 시청 방면에서는 7시 47분부터, 숭례문 방면에서는 8시경부터 해산 경고 방송을 시작함. 한국은행 사거리 시청방면에서의 경고방송은 7시 47분(1차), 7시 49분(2차), 7시 50분(3차) 로 이어졌고, 숭례문 방면에서는 8시 2분(1차), 8시 4분(2차), 8시 5분(3차)로 거의 연속적으로 이루어짐. [인권침해 감시단 기록]
* 참고자료사진 출처; 뉴시스(위), 노컷뉴스(아래)
[사례 2] 16일 새벽 01:00경 종로2가와 청계천 방면의 도로 끝 정도에서 경찰 지휘관이 확성기를 통해 해산명령을 시작했음. “여러분은 지금 불법집회를 …”이라는 말이 나오자 지휘관 앞쪽에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이 공격적으로 달려나갔음. 깜짝 놀란 시민들이 인도로 올라가거나 버스 정류장 쪽으로 가거나 하는 등 매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졌음. 이때 인권침해감시단 활동가와 시민이 “해산경고도 마치지 않고 강제해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어디있느냐”며 항의함. 그러나 당시 경찰 지휘관은 “어제 저녁 7시에 소공동로터리에서 해산 절차 다 거쳤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함. [인권침해감시단]
* 참고동영상 자료 [출처; tvpot.daum.net]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9810650&searchType=1&page=1&rowNum=7&sort=wtime&svctype=1&q=%EC%B4%9B%EB%B6%88%EC%A7%91%ED%9A%8C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9794126&q=%C3%D0%BA%D2%C1%FD%C8%B8+100
2) 해산 명령을 검거 개시 명령처럼 사용
○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해산명령은 현장에서 사실상의 검거 개시 명령과 다를 바 없었음. 이미 전경과 사복체포조 등을 시민들에게 근접한 위치에 배치시키고 해산명령과 동시에 검거에 들어가기 때문임.
[사례 1] 한국은행 사거리 숭례문 방면의 해산명령은 살수 경고 방송과 함께 이루어짐. 세 차례의 경고 방송 직후부터 살수차들이 시범살수를 실시. 약 4분 후에는 사거리 남산 방면을 제외한 전 방향에서 본격살수를 시작함과 동시에 전경들과 사복체포조들이 시민들을 연행함. [인권침해 감시단 보고 기록]
* 참고사진 출처 ; 뉴시스
3) 횡단보도 건너는 시민들에게까지 해산 명령 남발
○ 15일 경찰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에게도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명령했음.
[사례 1] 16일 새벽 00:00경 종로2가 파스꾸치와 지오다노 사이의 횡단보도에는 해산하였으나 귀가하지는 않은 시민들이 파란불이 켜지면 왔다갔다 하는 행위를 수 차례 했음. 이때 경찰지휘관은 횡단보도 바로 앞으로 와서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명령했음. 이후 전경들을 동원해 횡단보도 인근의 차도를 막아섰음. 시민들은 “파란불 켜질 때 길도 못 건너냐”며 항의했으나 잠시 후 사복체포조까지 차도로 불러내시민들에게 위력을 행사함. [인권침해감시단]
4) 소결 ; 해산절차는 부득이하게 해산이 필요한 경우 자진해산을 권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 이러한 해산명령은 <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근거하여 집회․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발한 것임. 하지만 같은 조항에는 해산을 명령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상당한 시간 이내에 먼저 자진해산 할 것을 요청해야만 한다고 명시되어 있음. 즉 해산 대상 집회라 할지라도 처음부터 해산명령만을 해서는 안 되며, 주최자에게 종결선언을 요청하고 자진해산을 요구하고도 응하지 않은 경우에 해산명령을 할 수 있음. 또한 ‘자진해산의 요청’과 ‘3회 이상 해산명령’이 해당 집회 시위 참가자들이 분명하게 인지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
○ 15일 경찰은 집회 종결선언 요청이나 자진해산에 대한 요구 없이 바로 해산명령을 발했음. 또한 ‘상당한 시간’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1분 간격으로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은 채 이루어진 세 차례의 집회 해산명령은 적법한 해산절차로 볼 수 없음. 해산명령을 게 눈 감추듯 서두른 것은 경찰이 ‘해산’보다는 ‘검거’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함.
○ ‘검거, 연행’을 주목적으로 하는 공격적 진압 방식으로 인해 시위자들에게는 충분한 해산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큰 부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 실제로 집회 부상자들 상당수가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인한 직접적인 상해뿐만 아니라 그것을 피하는 과정에서 시위자 간에 충돌하고 넘어져서 다치고 있음. 최소한의 경찰력 사용으로 집회․시위의 해산을 의도하는 법 규정이 요식행위로 변질되고 그마저도 경찰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사실상 경찰력 사용의 ‘선전포고’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임.
○ 이전의 집회․시위에서 폴리스라인과 같은 ‘차단선’ 구축에 힘썼던 경찰이 시위대를 고립시키는 ‘봉쇄선’을 만들고 경찰병력을 투입한 것은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하기에 혈안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줌. 이는 집회 참가자들의 심리적 위축효과를 낳아 최소한의 기본권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의 권리행사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음.
○ 현재의 촛불집회는 교통의 소통에 일시적인 불편을 주는 외에 사회적 이익이나 타인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있지 않음. 집회및시위의 자유는 기본권으로서 교통의 소통과는 동일한 무게로 비교되기 어려운 가치이며 자진하여 해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해산의 급박한 필요성이 있지 않음. 따라서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진 해산할 것인지, 해산명령에 따를 것인지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시간적 간격을 둔 이후 강제해산에 들어가야 할 것임. 또한 전경들이 차도에 있는 시민들을 천천히 인도로 올려보낸다거나 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강제해산은 그 자체로 검거와 동일시되어서는 안됨. 물론 해산 절차가 현존하는 위험이 명백한 집회에 대해서만 한정되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음.
4. 검거 위주의 진압 방식 극에 달해 무차별 검거 피해 다수 발생
○ 15일 경찰은 파란색 색소가 든 물대포를 차도는 물론 인도와 상가 점포에도 마구잡이로 뿌렸음. 이에 따라 당일 집회에 단순참가한 사람은 물론이고 근처 인도에서 집회․시위를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색소가 든 물대포를 맞아 무차별 검거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상인들의 경우 진열된 상품이 훼손되는 재산상 피해도 입었음.
○ 이러한 무차별 물대포 발사와 연행의 배경에는 경찰의 포상방침이 있음.
1) 색소 사용으로 마구잡이 검거, 연행자 놓고 서로 끌고 가려고 경쟁
[사례1] 오후 8시 10분경,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 사거리 남산 방면을 제외한 삼면에서 파란색 색소가 섞인 물을 동시에 살수했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2] 오후 9시 34분경, 탑골 공원 사거리에서 파란색 색소가 섞인 물을 살수했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3] 오후 11시경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을지로, 퇴계로를 거쳐 동대문에 진입했을 때 경찰은 파란색 색소가 섞인 물을 살수하며 강제해산을 시도함. 이 과정에서 동대문 상가의 상인들의 점포에까지 무차별 살수되어 진열된 상품들까지 훼손되었음. [인권침해감시단]
* 자료사진 출처 ; 칼라뉴스 <색소물이 튀어 못쓰게 된 상품들>
* 자료사진 출처 ; 칼라뉴스 <상인의 몸에도 색소물을 살수했다>
[사례4] 오후 10시 28분, 경찰은 동대문 두타 앞 노점에서 국수를 먹고 있던 손님들에게 색소를 탄 휴대용 물대포를 발사했음. 경찰은 이에 항의하는 노점주인에게도 휴대용 물대포를 발사했음. [출처 ; 시민기자단 SLR클럽]
[사진출처 ; 시민기자단 SLR클럽]
[사진출처 ; 시민기자단 SLR클럽]
[사례5] 이날 연행과정에서 한 연행자를 두고, 소속이 다른 경찰관끼리 서로 자기 부대로 연행자를 데려가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
○ 지난 6월 27일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물대포에 형광색소를 섞어 폭력시위자와 다른 시위자를 구분할 방침”이라며 “옷에 색소가 표시되는 사람은 전원 잡아 검찰과 협의해 모두 구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8월 15일 집회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지방경찰청은 해산에 불응하거나 진압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에게는 물포(색소)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음.
○ 실제로 15일 경찰은 파란색 색소가 든 물대포를 뿌렸는데, 차도는 물론 인도와 상가 점포에도 마구잡이로 뿌렸음. 이어 경찰은 경위를 불문하고 옷에 색소가 묻은 사람은 무차별 연행했음. 이에 따라 당일 집회에 단순참가한 사람은 물론이고 근처 인도에서 집회․시위를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색소가 든 물대포를 맞아 무차별 연행되었음. 이들 대부분은 옷에 묻은 색소 외에는 혐의를 입증할만한 어떠한 증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임. 인도의 상점으로도 색소 물대포가 쏟아져 진열된 상품이 훼손되어 재산상의 피해도 발생시켰음.
○ 8월 15일 집회․시위에서 자행된 검거 위주 진압과 마구잡이 연행의 배경에는 경찰의 포상 방침이 있음. 8월 6일 서울지방경찰청은 ‘불법시위사범 검거유공자 포상계획’을 발표해 ‘불법 시위 사범’을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건당 2만원(불구속·즉심) 또는 5만원(구속)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음. 이에 대해 ‘국민사냥’이라는 비판이 일자 마일리지 점수 적립을 통한 표창 또는 상품권 지급 등으로 포상 계획을 변경했음. 이에 대해서도 비판이 계속되자 7일 별도의 포상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하반기 민생침해사범 검거유공자 포상계획을 수립하면서 ‘불법·폭력시위사범 검거 유공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포상 기준을 정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음.
○ 비록 포상금 지급과 마일리지 적립이라는 방침은 철회되었지만, 상금과 함께 승진에 유리한 조건이 되는 포상은 일선 경찰들을 집회․시위 탄압에 적극 나서게 하는 배경이 되었음. 또한 포상을 미끼로 일선 경찰들이 서로 경쟁하도록 만들어 검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차별 검거에 나서도록 만들었음. 한편 이러한 경찰의 방침은 기본권 행사인 집회․시위를 다른 범죄와 같은 선상에서 인식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 행사를 범죄화하는 반인권적인 조치임.
2) 체포 후 휴대용 물대포 사용
[사례1] 정00씨는 8월 16일 오전 1시10분경 종로2가 버거킹 앞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갑자기 달려든 5~10명의 경찰들에 의해 연행되었음. 정00씨는 경찰들에게 제압당한 후 둘러싼 한 경찰이 색소를 섞은 휴대용 물대포를 자신에게 쐈다고 증언했음. 체포 전 정00씨의 옷은 그 전에 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맞은 적이 없어 깨끗했으나 체포 후에 경찰이 물대포로 색소를 자신의 옷에 묻혔다는 것임.
[동영상] http://citizenspress.tistory.com/search/시민기자단
: 경찰이 물대포를 맞은 시민을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 후 색소를 섞은 휴대용 물대포를 쏘는 장면
○ 경찰이 옷에 색소가 묻었다는 이유만으로 현행범으로 간주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색소가 묻지도 않은 사람을 일단 체포하여 제압한 후 색소를 섞은 휴대용 물대포를 쏘았다는 증언과 동영상이 발견된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임.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행범체포의 근거가 되는 범죄혐의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자행된 명백한 불법체포이면서 동시에 경찰이 불법체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것으로, 이런 일을 지시하거나 이에 가담한 경찰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함.
3) 인도에 서 있던 시민들도 연행
○ 이날 집회에서는 집회․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인도에서 구경하던 시민들도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음.
○ 인도에서 구경하던 시민들까지 연행하는 것은 범죄의 혐의가 없는 사람을 구금하는 명백한 불법체포임.
[사례1] 오후 8시 20분경, 명동 신세계백화점 옆 남대문시장 진입 골목에서 인도로 올라오려는 경찰에게 항의하던 시민 한 명을 경찰이 연행 시도했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2] 오후 8시 20분경, 한국은행 본점 앞에 서 있던 시민 3명을 전경 30여명이 인도로 올라와 연행하려 했음. 목격자 천00, 김00씨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2명이 연행되고 1명은 부상당했음. 전경들은 부상자는 방치한 채로 연행자를 끌고 본대로 이동했음. 목격자들은 전경들의 깃발 번호가 22-2였다고 증언했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3] 오후 8시 43분경, 경찰은 롯데영플라자 건너편 명동 입구에서 인도를 걷던 시민 김○○씨가 연행되었음. 목격자 박00씨에 따르면, 경찰은 김00씨가 깃발을 지참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연행했음. 당시 경찰 지휘관은 김성수 경정(무궁화 3개)이었음. [인권침해감시단]
[사례4] 김○○(31)씨는 “등산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고, 다만 우산이 없어 비를 맞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음에도 경찰에 연행됐다. 실제 김씨는 등산복 차림이었다. 권○○(36)씨는 종로 2가 ㅅ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다 연행됐다. 권 씨의 친구 하 아무개씨는 “8시 30분께 종로 2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여경들이 친구를 연행해갔다”며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촛불집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경찰의 연행에 항의했다. ㅅ 커피숍 사장이 내려와 손님이 맞다며 경찰에 알려줬지만 결국, 권 씨는 노원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기사출처 ; <한겨레> 허재현․김성환 기자]
[사례5] 8월 16일 새벽 1시경 임00씨는 종로 2가 시네코아를 지나가던 중, 경찰이 방패를 들어 기자들이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목격했음. 임씨에 따르면, 자신이 “경찰이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얘기하자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수십 명의 경찰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강제 연행했음. 임씨는 당시 인도에 서있는 상태였음. 이후 임씨는 호송차량에 태워지기 전까지는 물론, 태워지고 난 후에도 자신의 체포이유가 된 ‘불법행위’가 무엇인지 수차례 설명을 요청했지만 경찰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음. 임씨는 체포 후 30분가량이 지난 후 호송차량 내에서, 다른 시각, 다른 장소에서 체포된 사람들과 함께 집시법 위반과 도로교통방해 등의 체포이유와 미란다 원칙을 들었음. 그런데 임씨가 연행된 경찰서에서 확인한 ‘검거경위서’에는 “8차선 도로에서 20~30명의 시위대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고 적혀 있었음. [인권침해감시단]
○ 위 사례와 같이 집회․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인도에서 구경하던 시민들까지 연행하는 것은 범죄의 혐의가 없는 사람을 구금하는 명백한 불법체포임. 그러나 인도에서 연행된 피구금자의 입장에서는 집회․시위에 참가하지 않았음을 입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처벌받을 개연성이 커지는 부당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임. 따라서 체포시 적법절차가 준수되었음을 증거를 통해 입증하는 책임은 피의자가 아니라 경찰이 져야 하며, 입증하지 못할 경우 석방해야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임.
○ 과거에도 인도에서 집회․시위를 구경하던 시민이 미신고집회 참가자로 간주되어 연행되거나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음. 1997년 6월 1일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부근에서 한총련이 주도하는 시위를 구경하던 건설일용직 노동자 이철용 씨는 사복체포조(일명 백골단) 5-6명에게 잡혀 현장에서 집단폭행을 당했음. 그로 인해 이 씨는 두개골이 함몰되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음. 이후 이 씨와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5천여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2000년 7월 6일 서울지법 민사22단독 이선애 판사는 "피고는 원고에게 2천6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음. 이처럼 인도에서 집회․시위를 구경하던 시민이 미신고집회 참가자로 간주되는 경우, 법원은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하고 있지만, 경찰의 검거 위주 대응 방식은 변하지 않고 있음.
○ 한편, 인도에서 집회․시위를 구경하는 시민들까지 연행된 것은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권리까지 침해한 것임. 해당 집회․시위가 현행법에 저촉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경찰력의 불법적인 사용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음. 시민들은 누구나 ‘공권력’의 집행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는지 감시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함. 이를 보장하지 않으면 경찰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적법절차로부터 벗어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될 것임.
○ 경찰은 집시법상 ‘도로’의 개념에는 차도뿐만 아니라 인도까지 포함된다고 주장하면서 위 사례와 같이 인도에서 시민들이 무리지어 서 있는 것만으로도 ‘미신고 집회’로 간주하고 강제해산시키거나 연행하고 있음. 현행 집시법에는 ‘도로’의 개념을 따로 정하고 있지 않지만, 도로교통법이 보도(인도)의 개념에 대해 “보도라 함은…보행자의 통행에 사용하도록 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제2조 제9호)고 규정한 점을 이유로 들어 이를 집시법에 끌어 쓰는 것임.
○ 이런 경찰의 태도는 집회․시위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헌법의 정신은 아랑곳 않고 오로지 도로교통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집회․시위의 자유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임.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하고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목적”(제1조)으로 하는 법임. 따라서 도로교통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도로에서 개최되는 집회․시위는 언제나 도로교통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게 되는 것임. 이에 비해 헌법재판소는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해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평화적 집회 그 자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나 침해로서 평가되어서는 아니 되며, 개인이 집회의 자유를 집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2003.10.30 선고, 2000헌바67)라고 선언하여 집회․시위의 자유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소통의 일시적 불편함에 비해 우위에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음.
○ 역사적으로 도로란 단순히 통행을 위한 물리적 공간의 의미만은 아니었음. 그것은 주민들이 집 밖을 나와 서로 담소하며 교류하고 의사를 공유하는 사회적 공간이자 교환이 일어나는 경제적 공간이기도 하였음. 경우에 따라서는 위세를 형성하고 권력을 도모하는 정치적 공간이기도 하였음. 이런 의미에서 인도는 단순히 차량의 통행만을 위한 차도와는 다른 헌법적인 의미를 가짐. 그것은 사람들이 교류하는 공적 포럼으로서 가장 중요한 헌법정치의 공간이자 인권실현의 공간임. 경찰의 조치는 단지 인도에 여러 사람이 서 있는 행위 자체에 집시법에 따른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 처벌하는 것으로, 인도에 대해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 일반의 상식과도 배치되는 것임.
5. 이제는 채증으로 협박을
○ 경찰은 명확한 법적 근거나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불법채증을 감행했음.
○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채택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집회 해산 후 귀가하는 사람까지 채증한 사실은, 당일 채증이 증거수집의 목적이 아니라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임을 보여줌.
[사례1] 16일 새벽 00:15경 경찰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에게 불법집회라며 해산명령을 1회함. 경찰의 해산명령에 따라서 시민들이 모두 인도로 올라온 이후 전경차가 1개 차로를 막아서 주차하더니 전경 6명이 전경차 위로 올라가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 두리번거리며 10분 이상 사진채증을 지속함. 당시 남은 1개 차로는 차량이 소통되는 상황이었고 오히려 전경차가 차량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었음. [인권침해감시단]
경찰 버스 위에서 시민들을 채증하고 있는 전경들 Ⓒ 신종대
집회가 해산되어 차량이 도로에 이미 소통중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을 채증하고 있는 전경들. [출처 ; 칼라뉴스]
○ 경찰의 채증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각종 집회나 시위 및 치안 위해 사태의 발생 시에 촬영, 녹화 또는 녹음 등의 방법으로 정확한 상황파악과 사법처리를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 정보경찰의 활동”임. 경찰은 채증의 법적 근거로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경찰의 임무로 규정된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제2조 제5호)를 근거로 내세우지만, 이는 단지 경찰의 직무범위를 규정한 것일 뿐이어서 설득력이 없음. 경찰관직무집행법이나 집시법 등 개별법에서 경찰의 채증을 가능하도록 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음.
○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경찰 채증은 집회 참가자를 위축시킴으로써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표현활동을 저해함. 또한 참가자의 프라이버시 특히 초상권과 촬영거절권을 침해함. 현실적으로도 실제 집회현장에서 경찰당국의 무분별한 비디오, 사진촬영이 불필요하게 시위대를 자극해 평화적인 집회․시위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음.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경찰 채증은 강제처분 가운데 검증의 성질을 가지므로 원칙적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반드시 필요함. 따라서 경찰의 권한으로 채증이 명문화되지 않은 이상 영장 없는 경찰 채증은 위법함.
○ 한편,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308조의2)고 규정하고 있음. 이 조문은 피고인 및 피의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인신구속 제도 및 방어권보장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목적의 2007년 6월 개정에서 신설된 조항임.
○ 대법원 역시 피고인측에서 검사의 압수수색이 영장에 압수할 물건으로 기재되지 않은 물건의 압수, 영장 제시 절차의 누락, 압수목록 작성·교부 절차의 현저한 지연 등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다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장된 위법사유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압수절차가 위법하더라도 압수물의 증거능력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위법하다고 보았음(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도3061).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음.
○ 이처럼 증거와 관련된 형사소송법과 법원의 대원칙은 검찰이 유죄의 증거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그 절차가 적법하지 않으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임. 그 이유는 위 사건에서 대법원이 언급한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것” 때문임.
○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법률에 명문 조항의 근거도 가지지 않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도 없이 이루어진 경찰 채증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므로 유죄의 증거로 인정될 수 없음. 채증한 사진이 위법하게 채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입증할 책임 또한 경찰과 검찰에 있는 것임.
○ 결과적으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채택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집회 해산 후 귀가하는 사람까지 채증한 사실은, 당일 채증이 증거수집의 목적이 아니라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협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임을 보여줌.
6.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 헌법 제21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천명하고 있음. 이는 60년 전 세계시민사회가 합의한 세계인권선언의 약속을 한국에서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보아야 할 것임. 헌법재판소 역시 이런 입장을 확인하고 있음.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있어서 집회의 자유는 불만과 비판 등을 공개적으로 표출케 함으로써 오히려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며, 이와 같은 자유의 향유는 민주정치의 바탕이 되는 건전한 여론표현과 여론 형성의 수단이 동시에 대의기능이 약화되었을 때에 소수의견의 국정반영의 창구로서의 의미를 지님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불안만 우려해서 무조건 집회․시위를 ”타부“시 할 것이 아니라 비폭력적이고 질서파괴의 것이 아니면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해 위축시켜서는 안될 기본권으로 보호하여야(헌법재판소 1992.1.28. 선고 89헌가8 결정)”
○ “모든 주의와 주장”이 언어의 형식을 빌려 표출되는 것이 언론출판이라고 한다면, 그것이 집단적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집회․결사의 자유임. 즉 집회․시위의 자유는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할 수 있는 권리로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은 “입 닥치라”는 말과 다를 바 없음. 특히, 집회․시위의 자유는 다양한 의견을 공론화시킴으로써 민주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되므로 적극 장려되어야 할 것임.
○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한국의 집시법은 집회․시위의 자유의 본질적 속성을 언제든 침해할 수 있는 규정들을 많이 두고 있음. 신고제나 각종 금지규정 등이 그것임. 집시법이 현실에서 운용되는 것을 보면 집회․시위의 자유가 가지는 기본권적 의미를 망각하고 오히려 사회질서에 종속되는 하위개념으로 보고 있는 실정임. 즉, 기본권을 보장하고 증진하기 위해 사회질서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도록 하는 것이 인권의 성격이라면 한국의 집시법은 오히려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할 여지를 최대화한 법률임. 민주사회의 모든 법률은 기본권의 실현을 추구하고 불가피한 기본권의 제한을 최소한으로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집시법은 기본권의 침해를 정당화하는 법률로 기능하고 있는 현실임. 특히, 기본권의 침해를 정당화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하는 것이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라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음.
○ 이는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주의’의 실상이 형식적으로 법조문을 들이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뿐임. 수많은 시민들이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해, 또한 위력을 행사하기 위해 광장에 모여든 상황이 ‘불법’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면 법에 문제가 있다는 성찰이 뒤따라야 하고 서둘러 집시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바로 내적 도덕성을 갖춘 법치주의 원리임. 즉, 법의 목적과 지위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법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본권 침해의 여지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이며 권력자의 자의를 배제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지향하는 핵심 원칙임. 이렇게 볼 때 현행 집시법에서 금지한 집회에 참여했다는 것을 이유로 시민들을 체포, 구금, 처벌하는 권력 행사는 도덕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움.
○ 한편, 언론․출판의 자유와 비교할 때 그것이 일정한 물리적 힘을 가지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언론․출판의 경우 매우 예외적으로만 적용되는 시간․장소․방법에 대한 규제가 집회의 경우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기는 함. 그러나 이렇게 경찰규제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그것은 ①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에 ② 명확성의 원칙과 ③ 과잉금지의 원칙, ④ 입증책임의 전환이론, ⑤ 법익형량의 이론, ⑥ 보다 덜 제한적인 조치의 틀에 따라 법률로써 제한되어야 함. 집회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위력의 목적이 사회질서 혼란이고 그 양상이 시민의 기본권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할 때로 한정되어야 함.
○ 현행 집시법의 신고제도 역시 경찰이 집회에 관한 정보를 파악해 집회․시위를 보호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함. 신고가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보호의 의무를 덜면 될 것이지 해당 집회 참여자를 범죄자로 몰아붙이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될 것임. 또한 현재 존재하는 금지 규정에 따라 집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 부여하더라도 집회 참여 자체가 처벌의 근거가 되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할 것임. 또한 집회의 보호 또는 진압업무를 맡은 경찰은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규정된 절차를 따라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임.
※ 경찰이 지켜야 할 인권 기준과 실천-일부발췌(유엔, 2004)
○ 모든 경찰관은 "상부 명령에 대한 복종"이 불법적 살해나 고문 같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 고문이나 여타의 비인간적이거나 모욕적인 처우는 절대적으로 금지돼있다.
○ 현직 연수 또는 사회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갈등해결 기술을 공부하라.
○ 비폭력적 수단이 우선적으로 시도돼야 한다.
○ 폭력은 오직 엄격하게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돼야 한다.
○ 폭력은 적법한 법 집행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
○ 불법적인 폭력 사용에는 어떠한 예외나 변명도 허용되지 않는다.
○ 폭력의 사용은 언제나 적법한 목적에 비례하는 것이어야 한다.
○ 폭력 사용에는 억제력이 행사돼야 한다.
○ 손상과 상해는 최소화돼야 한다.
○ 모든 경찰관은 차별화된 폭력 사용을 위한 다양한 수단의 이용을 훈련받아야 한다.
○ 모든 경찰관은 비폭력적 수단의 이용을 훈련받아야 한다.
○ 폭력 또는 무기를 사용한 모든 사건은 상부에 보고돼야 하고 조사돼야 한다.
○ 상급자가 폭력 남용을 알았거나 알고 있었음이 틀림없음에도 구체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면, 상급자는 자신들의 명령 하에 있는 경찰의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 불법적인 상급자의 명령을 거부한 경찰관에겐 면책이 주어져야 한다.
○ 이러한 규범을 침해한 경찰관은 상급자의 명령을 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 생명권(기타 나열된 권리 생략)에 대하여는 어떠한 예외도 허용되지 않는다.
○ 자유로운 표현, 집회, 결사 또는 이동의 권리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필요한 제한도 부과될 수 없다.
○ 의견의 자유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한도 부과될 수 없다.
○ 다치고 충격을 입은 모든 사람은 즉각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 상황이 불필요하게 격화되지 않게끔 불법적이라 하더라도 평화적이고 위협적이지 않은 집회들을 관용하라.
○ 군중을 해산시킬 필요가 있을 때는 항상 명확한 탈출통로를 남겨둬라.
○ 군중을 한마음의 대중으로서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개인들의 집단으로 다뤄라.
○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전술을 피하라.
○ 평화롭고 자유로운 집회에 대한 존중에 분명히 입각한 명령을 내려라.
○ 보증되지 않은 상해, 손상 또는 위험을 야기하는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라.
신체의 자유 침해 - 구금과정에서의 문제
설창일 변호사
1. 인권의 기본인 신체의 자유 침해 유형별 사례
신체의 자유는 근대 인권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것은 나의 인격을 담지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인권을 행사하는 기본이기 때문에 신체의 자유는 인권보장의 핵심이다.
집회현장에서 신체의 자유 침해는 구금과정으로부터 비롯된다. 구금의 현실적인 행사가 시작되는 연행, 구금상태인 유치과정에서 신체의 자유가 침해받기 때문에 연행과 구금, 유치과정은 맹 적법하고 인권을 최소한으로 침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8월 15일 있었던 인권침해의 유형은 무작위 연행으로 인도에서 집회가 해산된 후 연행되거나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연행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연행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은 연행으로 미란다원칙 미고지 등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치과정에서 유치인에 대한 과도한 경찰력 행사 등의 법령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위법한 행사도 있었다.
⑴ 인도 위의 무작위 연행
[사례1] 권00(36)씨는 종로 2가 ㅅ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다 연행됐다. 권씨의 친구 하아무개씨는 “8시 30분께 종로 2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여경들이 친구를 연행해갔다”며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촛불집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경찰의 연행에 항의했다. ㅅ 커피숍 사장이 내려와 손님이 맞다며 경찰에 알려줬지만 결국, 권씨는 노원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한겨레신문 8월 16일 )
⑵ 연행과정에서의 폭력
[사례2] 8월 15일 오후 8시경, 신세계 사거리 한국은행에서 전경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눈 사이 미간이 찢어지고 안경이 깨짐. (인권침해감시단 8월 15일 기록, 촬영 및 목격자 진술 확보)
⑶ 미란다원칙 미고지
미란다 원칙 미고지로 인한 검거 및 구금의 부당성을 알리는 판결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촛불집회현장에서는 경찰의 미란다원칙미고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경찰들이 시민들을 연행해갈 때는 연행의 사유와 기타 권리를 알려야 함에도
[사례3] 오후 10시 11분경, 명동성당 근처 GS25 편의점에서 경찰들이 여성 두 명의 옷에 색소가 묻어 있다는 이유로 연행해감. 이 과정에서 왜 여성 경찰들이 아닌 남성 경찰들이 연행하는가를 항의했지만 그런 규칙이 없다며 연행함.
⑷ 유치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4] 2008년 8월 15일 100차 촛불집회에서 마포경찰서와 강남경찰서로 이송된 여성연행자에게 자살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속옷 탈의 요구와 유치장에서 변호사 접견 시 수갑 채우는 등의 인권침해.(한겨레신문)
http://hantoma.hani.co.kr/newstoron/view.html?uid=305455
[사례2] 경찰이 촛불집회 연행자에게 48시간 구금 악용을 하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의 판사가 호통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장용범 판사는 27일 쇠고기 고시 강행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즉결심판에 회부된 대학생 배아무개(19)씨의 재판에서 “이렇게 사안이 경미한 사람을 사흘씩이나 잡아두면 되냐”며 배씨를 인솔한 수서경찰서 경찰관을 꾸짖었다.(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5831.html
2. 연행과정상의 인권침해
⑴ 인도위의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 연행
집회현장에서의 강제연행은 법적으로 현행범체포에 해당한다.
현행범인이라 함은 범죄의 실행중이거나 실행 즉후인자를 의미하는바, 현행범인은 사법경찰관리 아닌 자도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으나, 체포 후 즉시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하며, 다만 다액이 50만원 미만의 벌금 등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인의 경우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만 현행범인으로서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경미사건에 대해서는 현행범체포가 제한된다.(형사소송법 제211조 내지 제214조)
따라서, 경미사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주거가 불명인 자라는 것이 밝혀진 경우가 아니면 현행범체포를 할 수 없다. 현재 경찰이 연행자에 대하여 적용할 수 있는 법조항을 보면,
1) 집시법 상 옥외야간집회금지조항 위반죄 : 옥외야간집회금지(집시법제10조), 집회장소제한(제11조), 교통소통을 위한 제한(제12조)에 따른 금지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 주최자가 아닌 일반참가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함 : 경미사건에 해당
2) 도로교통법 위반(도로교통법 제157조제5호) : 도로에서 교통에 방해되는 방법으로 눕거나 앉거나 서있는 행위를 한 자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는 규정(도로교통법 제157조제5호 ,제68조3항) : 경미사건에 해당1)
따라서, 인도위에 있는 시민들을 연행하는 경우에는 현행범인에 해당되지 않거나 가사 미신고집회에 참가하였다거나 도로점거로 교통을 방해하였다는 사유만으로 경찰이 현행범체포를 하는 것은 위법할 수 있다.
또한 현행범체포를 하려면 범인임이 명백한 상황이어야 하는바,
1) 집시법상 자진해산명령불응죄(집시법 제24조)는 집시법을 위반한 집회나 교통소통을 방해하는 집회에 대한 관할경찰서장의 자진해산명령에 따르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그 형량은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이다. 따라서, 자진해산명령불응죄를 이유로 현행범체포를 하는 것은 가능하나, 자진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하는 현행범체포가 적법하려면, 경찰서장이 명시적으로 자진해산명령을 내렸어야 하고, 연행자가 자진해산명령을 분명히 인식하고도 불응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만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현행범 체포시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여야 하며 반드시 변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따라서, 경찰은 연행 전에 참가자에게 자진해산에 불응하는 것인지 의사를 개별적으로 물어보아야 하며, 답변할 기회를 준 후 자진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것이 명백하게 인정될 경우에만 적법하게 현행범체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연행자 다수는 미란다원칙조차 고지받지 못하였거나, 경찰에 의하여 완전히 포위당한 상태에서(포위상태에서 포위를 풀어주어 나가지도 못하게 하면서 해산명령불응이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개별적 진술이나 변명의 기회 없이 곧장 연행되었다. 이러한 강제연행은 위법의 소지가 크다.
설령 자진해산명령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연행할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이다.
집회를 단순히 인도위에서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전경과 집회참가자 간 몸싸움 과정에서 타의로 대열에 들어온 사람 그리고 심지어 색소가 묻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가 다수 있는바, 범인임이 명백한 경우가 아님에도 현행범 체포가 남용되는 것이다.
⑵ 연행과정 중에 이루어지는 폭력행위
① 인권보호를위한경찰관직무규칙 제4조, 제8조에 의하면, 경찰관은 직무 수행 시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인권보장과 관련된 제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여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하며, 직무수행 전 과정에서 폭행, 가혹행위를 포함하여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 또는 위협을 가하거나 이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 2 제1항에 의하면 경찰관은 현행범인인 경우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 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경찰장
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③경찰장비의 종류․사용기준 등에 관한 대통령령인 경찰장비의사용기준등에관한규정 제2조 제1항, 제6조, 제13조에는 경찰장구의 하나로 방패가 예시되어 있으나, 불법집회 등에서의 사용할 수 있는 경찰장구로는 경찰봉, 호신용 경봉, 가스차, 살수차만이 열거되어 있을 뿐 방패를 불법집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찰장구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불법시위자를 체포하기 위한 방법으로 방패를 사용하는 것은 위 관련법령 위배의 소지가 크고, 경찰기동대가 곤봉을 사용하여 시위대를 진압하는 것도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이미 체포된 시위대를 곤봉으로 구타하는 것 역시 불법폭력에 해당된다.
⑶ 미란다 원칙 불고지
현행범 체포시에는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미란다원칙), 부모나 배우자 등 가족에게 죄명, 체포일시와 장소,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 이유 및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나, 현재 체포현장에서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고 전경버스에 태운 후에 고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는 경찰서에 도착한 후 조사시작하기 전에 고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를 문제삼아 체포의 위법성을 다투기 위해서는 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체포경찰관이 이를 고지하였다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증빙서류로 제출하는 등으로 입증에 어려움이 있다.
3. 유치과정상의 인권침해
⑴ 유치과정상의 문제
유치과정상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바, 대표적인 것이 변호인 접견시 수갑을 채우는 행위, 연행자의 속옷을 벗게 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우선 변호인 접견시 수갑을 채우는 것은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제22조에 따르면 유치장 이외의 장소로 호송, 출감, 도주나 자해 및 타인위해 우려 등이 있을 경우에만 유치인보호주무자의 허가를 받아 수갑을 채울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변호인 접견은 위 사유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또한 속옷을 벗게 한 행위는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제9조에는 “유치인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 방지 목적으로 유치인 소지품을 출감 시까지 보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바, 이 규정을 자살 위험이 있는 중범죄인이 아니라 집시법 위반이라는 경미한 사범에 대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다분히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⑵ 유치기간의 문제
현행범인으로 유치한 경우에도 구속영장 없이는 48시간을 인신구속할 수 없는바, 수사기관은 위 규정을 시위참여자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치고 신원이 확실한데도 40시간 이상을 유치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는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제32조 제1항은 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이를 인수하였을 때에는 지체없이 조사하고 계속 구금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즉시 석방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현행범인을 석방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사실을 검사에게 보고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체포당일이나 늦어도 익일 오전에 조사를 다 마치고 신원까지 확인하였음에도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40시간 이상을 유치해 놓고 있는 사례가 빈번한바, 이는 위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국제인권규범을 통해서 본 인권옹호자의 권리의 침해
최은아/랑희
1. 인권옹호자에 대한 탄압과 권리 침해
- 지난 7월 26~27일, 8월 15~16일 경찰은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경찰의 강제적인 집회 해산에 항의하고 자의적이고 집행을 감시하던 인권옹호자들을 연행했다. 국제인권규범(유엔 인권옹호자 선언)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인권옹호자’로서 인권운동가는 실정법의 한계에 구속되지 않는 인권의 광범한 침해에 대해 인권옹호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이때 국가가 인권활동가를 연행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인권옹호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문제제기조차 못하게 싹을 잘라버리는 또 하나의 폭력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인권활동가들이 인권옹호 활동을 계속 하는 이유는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이들의 노력이 인권신장에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2. 인권옹호자들의 권리 침해 사례
[사례1] 7월 26~27일 촛불집회
- 인권활동가 A씨는 7월 27일 새벽 4시경 탑골공원 앞 사거리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바닥에 질질 끌고 가면서 연행하자 이에 대해 항의했다. 또한 연행자에게 연행 시 참고할 수 있는 인권카드를 전해주려 하다가 경찰에 의해 뒷덜미를 잡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폭행당한 후 곧바로 연행되었다. B씨는 연행 당시에 미란다 원칙 고지 받지 못했다. 당시 A 씨는 폭행으로 인해 어깨인대가 손상되었다. B 씨의 경우 인권침해 감시단 활동을 한 이후로 첫 연행자이다.
<참조 : 연행장면>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9455628&q=%C0%CE%B1%C7%C4%A7%C7%D8%B0%A8%BD%C3%B4%DC
[사례2] 8월 15~16일 촛불집회
- 인권활동가 B씨는 8월 16일 새벽 1시 20분경, 종로2가 (구) 씨네코아 앞 중앙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전경들이 차도로 나서던 시민들을 연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해산경고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갑자기 연행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던 중, 감시활동을 하던 인권활동가 B 씨를 잡으려고 전경들이 쫓아왔고 그 과정에서 B 씨가 넘어지면서 다리를 접질렀다. 부상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함을 주장했고 의료지원단이 와서 응급조치를 하는 동안 전경들에게 포위되고, "둘 다 연행해야 한다"는 명령을 하며 지휘관이 미란다 원칙을 아주 간소하게 고지했다. 응급조치가 끝나고 남성활동가는 의료지원단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했고, 그와 동시에 인권활동가 B씨는 연행되었다. 인권침해감시단으로 연행된 것은 두 번째 사례이다.
<참조 : 연행장면>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227219&feed=DM
http://kr.youtube.com/watch?v=vJ6oEI4ayjY&feature=related
http://kr.youtube.com/watch?v=7B2t3da8Vec&feature=related
http://kr.youtube.com/watch?v=gi6nCoC2i6s&feature=related
- 인권활동가 C 씨는 8월 16일 새벽 1시 20분경, 종로2가 (구) 씨네코아 앞 중앙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경찰이 진행하는 강제진압에 항의했다. 그러자 경찰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 연행해”라고 말했고, 경찰들이 C 씨를 개 끌듯이 끌고 갔으며 그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렀다. 의료지원단이 와서 응급조치를 한 후 이들의 부축을 받고 이동했다.
- 위 사례뿐만이 아니라 지난 5월 26일부터 결합한 촛불집회에서 인권침해감시단을 하고 있던 활동가들은 경찰로부터 언어폭력과 물리적 위협과 협박을 경험하고 있다.
3. 유엔 인권옹호자 선언이 갖는 의미
인권옹호의 권리가 국제적인 인권규범으로 명문화되고, 유엔 인권기구의 주요 활동으로 자리잡아온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권옹호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의적 구금, 구속, 괴롭힘, 구타, 납치, 살해 등 인권침해를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인권옹호를 자임하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에게 이러한 인권침해의 위협은 일상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활동은 그 자체로 국가나 사인에 의해 정치적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때문에 인권활동가는 자신이 펼치고 있는 인권옹호 활동으로 본인 스스로 인권침해를 경험하기도 한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가 앞장서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에서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옹호 활동은 인권보호에 있어서 ‘최후의 보루’가 될 수밖에 없다.
‘인권옹호자 선언문’의 핵심적인 정신은, ‘모든 사람은 인권의 증진, 보호, 실현을 위해 노력할 권리를 가진다’고 천명하면서, 이를 위해 △평화적 회합 또는 집회 △비정부기구, 협회, 또는 단체의 결성, 가입 및 참여 △비정부 또는 정부간 기구와 의견 교환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은 인권침해에 ‘평화적으로 저항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모든 사람에게 인권옹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국내법에 의한 보호를 언급하고 있다.
4. 촛불집회에서 인권운동가의 실천 사례를 통해 본 인권옹호활동
(1) 집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조사 및 기록, 자료화
지난 5월 26일부터 현재까지 인권활동가들은 ‘인권침해 현장감시단’이라는 이름으로 촛불집회에 결합해 경찰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인권침해를 모니터했다. 살수, 공격적 해산 및 위협, 시민 강제 연행, 집회 참여자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 채증, 경찰에 의한 언어적 폭력 등을 감시했다. 이러한 사례를 목격하고 조사해 기록, 자료화했다.
(2) 자의적인 연행과정 감시와 항의
최근 경찰이 촛불집회를 강제로 해산하고 검거위주로 대응해 다수 시민들이 연행하고 부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권활동가들은 미란다 원칙을 비롯해 체포적부심사 청구 고지 등과 같은 인신구금에 있어서 적법절차가 지켜지도록 경찰의 활동을 감시하고 항의활동을 전개했으며 연행되는 시민들에게 ‘인권을 지키는 시위대를 위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3) 피해 구제를 위한 국가인권위 진정 및 피해자 지원
경찰폭력 피해사례를 수집해 기자회견, 보고대회를 통해 사회에 알리고 피해사례를 국가인권위에 진정했다. 또한 유치과정에서 피해자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한 지원 및 상담 활동을 전개했다.
5. 인권옹호활동으로 인해 경험하는 인권옹호자들의 피해
인권옹호 활동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인권의 증진, 보호, 실현을 위해 노력할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견형성을 위한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옹호하기 인권활동가들은 경찰의 ‘자의적인 법집행’을 모니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인권옹호자를 표적 연행하고 구타하는 것은 인권옹호 활동에 대한 공격이자 침해이다. 침해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신체 부상과 정신적인 외상
인권침해 현장감시단들은 구타, 발목 염좌 및 어깨인대 손상, 언어적인 위협 등 신체 부상 및 정신적 외상을 경험했다. 강제로 연행되는 시민들이 연행되지 않도록 몸으로 막거나 방패로 시위대를 위협할 때 인권활동가들은 앞에 서서 시위대를 보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활동가는 경찰로부터 냉동댕이 쳐지거나 집단구타를 경험했다. 물리적인 폭력은 마음과 정신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2) 체포에 따른 자의적인 구금
경찰은 체포 상황이나 직후가 아닌 곳에서 상당한 시간이 다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설사 체포현장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더라도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체포된 후 인권활동가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48시간 동안 구금되었다.
6. 나오며 - 인권옹호활동의 필요성
인권활동가들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뿐만 아니라 과거 독재정권시기부터 인권을 지켜내고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많은 인권활동가들의 자신의 인권옹호활동으로 인해 폭력과 탄압에 노출되지만 쉼 없이 활동을 하는 것은 이 사회의 모든 억압권력에 저항하는 것만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에서의 인권옹호활동으로 많은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국가권력이 과도하게 행사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고 이로부터 자신들의 권리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저항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되었다. 그리고 집회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물리적인 폭력과 인신구속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인권탄압의 현장에서 인권을 지켜내고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권탄압을 겪은 사람이 다시 저항할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인권옹호활동이 중요한 것이다.
공권력의 수위가 날로 높아져 두려움과 위축감속에서도 촛불집회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고 그러할 권리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회현장에서의 인권활동가들의 감시와 항의로 참가자들이 자신의 행동이 옳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자신의 권리와 저항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인권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법집행과 법치주의에 불편하고 부당함을 느낀다. 그리고 저항한다. 앞으로 정치권력, 경제 권력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법과 제도로 사회를 재구성하려 할 때 사회구성원들은 인권의 이름으로 이들에게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이러한 저항으로 사회와 세계의 평등하고 민주적인 질서가 가능해질 것이다.
언론의 자유 침해
- 집회현장에서 기자 취재 방해를 중심으로
최정면/ 선영 / 명숙
0. 들어가며
언론의 자유는 세계인권선언, 헌법 등 기본권을 명시한 법과 문헌 등에 명시되어 있다. 언론의 자유는 크게 보면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개인이 언론 활동을 통하여 자기의 인격을 형성하는 개인적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이다.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민들이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알 권리의 실현)이기도 하다.
이러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언론기관 설립권, 취재의 자유와 편집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촛불정국이후 언론탄압은 심해져 제도언론만이 아니라 인터넷언론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집회 현장에서 어떻게 취재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지를 다루도록 하겠다.
1. 촛불 집회에서의 언론 활동 경과
○ 5월27일 인터넷 기자협회는 방송카메라기자협회, 사진기자협회, 인터넷기자협회 공동으로 제작한 PRESS 완장을 현장에서 착용하여 취재 중인 기자임을 알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공지를 올렸다.
○ 시위.집회 참가자에 대하여 강경한 진압으로 경찰이 물리력을 행사 할 때면 현장의 취재진들 또한 폭력의 피해를 당하였다. 방송카메라기자 협회 . 사진기자협회. 인터넷기자 협회, 기자협회 , 외신기자, 시민기자, 저널리스트 누구에게나 취재 방해와 물리력을 행사하였다.
○ 사진기자협회, 방송카메라 기자협회는 경찰청을 찾아 취재시 안전보장과 경찰 폭력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서 까지 전달하였다. 그 후에도 경찰의 취재방해는 여전한 상황이다.
○ 최근 IFJ(국제기자연맹)은 한국의 KBS. MBC. YTN 등의 상황을 보고 한국 언론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간섭을 비난한다는 강경한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2. 집회현장에서의 언론의 자유 침해 유형
촛불집회가 장기화됨에 따라 집회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활동을 방해하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1)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식은
1)기자들의 취재를 소극적으로 막거나 2)기자들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거나 3) 기자들을 연행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2)과 3)의 침해를 당한 기자들은 이후 물리적 폭력으로 정신적․신체적 후유증으로 인해 적극적인 취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는 해당 시간에만 언론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취재를 막는 효과, 언론의 자유 침해로 이어지기에 심각하다.
(2) 기자들을 연행하는 경우 비주류 언론기자나 비제도 언론인 시민기자단에 대한 폄하 속에 이루어지며 특히 시민기자단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위축시키려는 게 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1) 기자들의 취재를 소극적으로 막는 경우
* 취재현장 출입을 막는 행위
* 손이나 무전기 등으로 가림
* 인도로 올라가달라
2) 물리적 폭력이나 연행을 하는 경우
* 밴 위에서 생방송 중인 인터넷 기자 협회 소속 기자, 기자협회 기자를 향하여 분말소화기
분사 후 곤봉과 방패로 물리력 사용 눈이나 얼굴 부위에 부상을 입히는 사례
* 보호장구(헬멧) 도 가지고 있지 않은 밴 위에서 생방송 중인 특정 매체 기자를 향하여
색소물대포를 살수
* 사다리 위에 올라가 있는 방송카메라기자, 사진기자를 향해서 물대포를 살수
* 취재진을 향하여 휴대용 색소분사기 사용
* 현장에서 촬영하는 취재진을 향하여 경찰의 사진촬영(채증)
* 방패를 높이 들어 방패안쪽 상황을 알 수 없게 한다.
* 중대 병력이 방패로 과도한 물리력 행사(타박상 부상 등)
* 취재진의 팔을 잡아서 끌어 넘어지게 함
* 진압화로 취재진을 밟는다.
* 기자라고 밝혀도 연행한다.
3. 취재 방해 사례(8월 15일을 중심으로)
[사례1] 2008년 8월 15일 1시 20분경 인권침해감시단을 연행과정을 취재하고 있던MBC기자를 폭행함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9805085&q=%B1%E2%C0%DA%C6%F8%C7%E0
[사례2] 2008년 8월 16일 01시경 종로 2가 지오다노 앞 도로에서 시민기자 1명 연행하여
양천경찰서로 이송
http://citizenspress.tistory.com/entry/시민기자단-강제연행
[사례3] 2008년 8월 15일 100차 촛불집회에서 경찰은 방패로 가리며 언론사의 취재를 방해했다. 지휘관은 공공연히 “막어 막어”라고 명령했으며 전경은 방패를 높이 들어 취재를 막았다. 이런 취재방해는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today/article/2200973_2710.html
http://www.vop.co.kr/A00000218966.html
http://kr.youtube.com/watch?v=0cOMCflL4nU
[사례4] 8월 15일 오후 11시 5분경 동대문 두타 앞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경찰 사복조에 의해 연행될 뻔 했지만, 인터넷매체 기자와 인권침해감시단에서 나온 인권지킴이들의 항의로 풀려났다. 경찰은 시민기자가 캠코더로 경찰을 촬영할 경우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며 찍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하였다. 이 과정에서 강씨의 캠코더가 박살났다. 경찰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사이비 기자’ 운운하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 기자들이 이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인터넷 한겨레신문 8월 16일자 및 시민지자 최정면)
[사례5]2008년 8월 10일 03시 30분경 LSR클럽 시민기자단 4명이 연행
03시 15분경부터 30분 동안 4명의 시민기자단을 인도에서 포위하였으며 기자 신분증을 확인 하고도 미란다원칙 고지 없이 연행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연행해 갔습니다.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154586&table=seoprise_11
관련법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제 4조(특정인 참가의 배제)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은 특정한 사람이나 단체가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언론사의 기자는 출입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 경우 기자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기자임을 표시한 완장(腕章)을 착용하여야 한다.
․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4. 집회현장에서의 기자취재 방해 등의 인권 침해가 미치는 효과
⑴ 기자들의 언론의 자유 침해
집회현장에서 기자들의 취재를 방패로 막거나 연행하는 등 물리적으로 방해해 기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을 뿐 아니라 언론활동을 통한 자아실현도 침해하게 된다. 게다가 잦은 장비 손상과 신체 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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