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채무로 허덕이는 민중의 삶 외면하는
반민중적․기만적 이자제한법 제정을 규탄한다!
2006년 9월 14일 이종걸의원이 「이자제한에 관한 법률안」을, 2006년 9월 25일 심상정의원이 「이자제한법안」을 발의하였고 제262회국회(정기회) 제26차 법제사법위원회(2006. 12. 5)에 상정하여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되었다. 두 안의 큰 쟁점은 이자제한의 상한선이 각각 40%와 25%이고, 등록 대부업들까지 이자제한법 적용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여부에 있었다.
그리고 2007년 3월 2일 제2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하여 2건의 법률안을 각각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고, 위원회 대안을 제안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자제한법 위원회 대안을 보면 이자제한의 상한선을 40%로 정하고 있고 등록 대부업의 경우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여 이종걸 의원안과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2007년 3월 7일 드디어 이자제한법이 제정되게 되었다.
민생법안의 핵심이라고 할 이자제한법이 1998년 폐지된 이후 살인적인 고금리로 인해 빈곤과 인권유린 등의 고통을 받으며 살아온 민중들의 삶은 외면한 채, 그동안 과거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거로 10여년간 이자제한법 제정을 미뤄왔던 현실의 변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군다나 빈곤의 악순환과 채무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민중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이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길거리에 붙어 있는 파산과 개인회생을 홍보하는 변호사, 법무사들의 홍보물은 현재 민중들의 삶이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그 옆에 함께 붙어 있는 사채를 종용하는 홍보물은 모순된 사회의 한 단면이다.
살인적인 고금리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자유주의 금융정책이 전면화 되었던 IMF이후, 금융기관의 엄격한 대출심사로 인하여 부채도 거의 없고 수입이 일정한데도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민중들은 은행 등 제도 금융권으로부터 외면을 당해 고율의 사채이자를 대표하는 대부업 및 사금융업체로 내몰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제도금융권에서 소외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사금융시장으로 가는 민중들이 무려 500만 명이 훌쩍 뛰어 넘을 정도로 금융시장에는 관행화되고 있다.
민중들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사금융업체의 엄청난 폭리는 단지 사금융업체의 잇속만 채우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경제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민중들은 사금융업체의 일상화된 불법추심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사회활동은 고사하고, 정신적 심리적 공항상태로 인한 가족해체와 자살에 이르기까지 갖은 폐허를 동반하였다. 더욱이 1998년도까지 고율의 금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였던 이자제한법으로 인하여 법정최고이자율을 25∼40%사이에서 결정되었으나 IMF의 고금리정책에 의하여 이자제한법이 폐지된 후 그 폐허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 대하여 이 사회의 반응은 냉정하다. 신용불량자와 도덕적 해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그러하다. 그러한 낙인에도 300만명에 이르는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와 그 가족, 현재 500만명의 사금융 이용자들은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또 가족들과 살아가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사금융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살인적인 고금리로 민중들의 빈곤은 더욱 깊어지고 악순환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제정된 이자제한법은 과연 이러한 민중들의 삶을 고려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등록 대부업을 이자제한법 적용에서 제외시키는 이자제한법은 위 금융감독원 조사에서도 밝혀지고 있듯 제도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민중들에게 있으나마나이다. 일본만 보더라도 대부업체에 대해 관리감독을 엄격히 하고 있고, 사채의 최고이자를 연 29.2%에서 지난해 말 연 15%~20%로 낮춰 오는 2010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주는 연 16%를 한도로 하고 있으며, 독일은 시장 평균금리의 2배 또는 ‘시장금리+12%’ 가운데 낮은 금리를 웃돌면 폭리로 규정해 무효화한다. 이렇듯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경우 대부업에 대해 규제도 자유롭고 높은 이자율로 인해 해외 대부업체들이 국내로 민중들의 수탈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자제한법 제정으로 인한 사채시장 음성화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는 정부의 책임을 또다시 민중들에게 떠넘기려는 술책이다. 사채시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이자제한법 제정과 별도로 필요한 것이지, 이자제한법 제정으로 사채시장이 음성화 될 것이라는 것은 정부 스스로 법의 한계를 자인하는 꼴이다.
우리 전빈련, 빈곤사회연대, 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는 이렇듯 빈곤과 채무로 인해 삶의 늪에서 허덕이는 민중들의 삶을 외면하고 대부업 등 자본의 이해만을 반영한 이자제한법 제정을 규탄하며 조속한 시일내에 이자상한선을 25%로 하고 대부업까지 적용되는 이자제한법 개정이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채무연석회의는 이자제한법에 민중들의 사회적 요구가 적용되어야 함을 적극적으로 제기한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고금리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과 삶의 폐허를 벗어날 수 있는 민중들의 일반적인 금리상식이 반영되는 이자상한선 25%와 대부업을 적용하는 이자제한법의 개정을 촉구한다.
1. 사금융업체의 살인적인 고금리와 불법추심에 대한 실태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입안시키기 위한 민간합동실태조사를 제안한다.
또한 (사)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를 비롯한 금융업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대부업체 살찌기우기식’ 살인적인 고금리 적용에 대한 반성적 평가 없이 이자제한법 추진이 불법 사금융시장을 확대한다는 악의적인 사실왜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1. 살인적인 고금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관행화되고 있는 불법추심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07. 3. 7.
전빈련․빈곤사회연대․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 (금융피해자 파산지원연대/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서민경제회복연대/ 신용불량자클럽/ 이윤보다인간을 ∥ 참관 : 민중복지연대, 새길 민생상담소) 인권단체연석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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