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주민들의 상경 기자회견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한다
1. 10월 7일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핵폐기장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부안 주민 80여명이 '1001기동대' 200여명의 폭력진압으로 머리가 찢겨지고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당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안 핵폐기장의 백지화를 촉구하기 위해 부안 주민들이 진행한 상경집회와 삼보일배를 마무리짓는 자리였으며, 이미 집회신고도 완료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별다른 이유 없이 행렬을 정리하고 있던 부안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며, 문정현 신부등 20여명이 경찰이 내리친 핼멧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2. 이번 부안 주민들의 상경집회는 부안 핵폐기장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핵폐기장 백지화를 약속하기는 커녕, 일련의 신뢰성 없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핵폐기장 건설을 재개하려 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이미 핵폐기장 부지선정절차는 9월 15일로 예정된 신청마감일까지 어느 지자체도 신청하지 않음에 따라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정부는 부안의 핵폐기장 추진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으며, 부안에서는 이미 주민의 72%가 참가한 주민투표에서 92%가 넘는 주민들이 핵폐기장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서 부안주민의 민의가 어떤 것인지 잘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오히려 10월 30일 '핵폐기장 부지 분산선정'등의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마감된 부지선정 신청일자를 연장하려 했던 것이다. 부안의 핵폐기장 백지화와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된 부안 주민들의 상경투쟁은 이런 의미에서 너무나도 정당한 것이었다.
3. 그러나 정부는 작년 부안 주민들의 핵폐기장 반대투쟁에 대한 폭력 진압에 이어, 이번에서 여지없이 부안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진압으로 일관했다. 그동안 제1기동대가 집회나 시위현장에서 보이고 있는 폭력성은 악명이 높았다. 1001기동대는 불필요한 강경 대응과 폭력진압에 그치지 않고, 이번 집회가 같은 합법적 집회도 폭력진압해 버리는 불법적 행동까지 일삼고 있다. 작년에 부안과 서울등지에서 발생했던 경찰의 폭력진압문제에 대해 많은 인권사회단체들이 문제제기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할 것을 끈질기게 촉구했음에도 경찰폭력의 악순한이 정부의 방관속에 지속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부안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흘릴 피눈물이 없다.
4.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이번 부안 주민 기자회견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을 엄중히 규탄한다. 특히 이번 폭력진압의 직접적인 책임자들인 서울경찰청 제 1기동대와 종로경찰서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이를 수수방관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고민 없이, 핵폐기장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정책이 근본적으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이번 경찰폭력과 핵에너지문제에 대한 부안주민들 및 반핵단체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할 것이다.
2004년 10월 8일
인권단체 연석회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