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 당신 자리로 돌아가시오
집시법, 경찰관직무집행법, 전의경 제도,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에 대한 제언 토론회
일시 : 2008. 7. 3. 오전 11시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주최 :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노동자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HIV/AIDS인권연대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들,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평화인권연대,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DPI,한국게이인권단체친구사이,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전국 39개 인권단체)]
주관 :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 순서
□ 사회 :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 발제
1.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실태보고 - 명숙(인권운동사랑방)
2. 집시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대한 제언 - 박주민(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3. 전의경제도에 대한 제언 - 조시현(건국대 법대/민주주의법학연구회)
□ 토론
1. 서보학(경희대 법대)
2. 박근용(참여연대 사법감시팀)
3. 윤설경(경찰폭력 피해자)
[발제1]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실태보고
명숙 / 유성 (인권운동사랑방)
1. 집회 시위 방해와 감시
가. 노상구금으로 인한 이동의 자유 침해
5월 27일, 28일 촛불 집회나 거리 시위하던 사람들이 해산한 후에도 경찰들은 종로 1가를 막아 어떠한 시민들도 통행하지 못하게 함. 5월 29일 밤에는 제1기동대에 의해 인도에서의 통행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벽을 타고 건너는 남성이 생겨났으며, 큰 사고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인도 통행 금지로 딸을 찾지 못하거나, 야근 후 퇴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함.
5월 31일 광화문 사거리 일대를 완전 봉쇄하여 모든 행인 및 차량들이 전혀 통과할 수 없었으며, 이는 최근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또한 이날 저녁 9시 22분 경, 교보문고 인근 광화문역 3번 출구 앞 인도가 봉쇄되었고, 길을 열라는 1~200여명의 시민들과 1기동대 소속 전경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전경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안경이 파손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저녁 9시 56분에는 광화문역 2번 출구 역시 경찰에 의해 봉쇄되었습니다.
6월 1일 : 오전 6시~8시경 부평경찰서 소속 전경부대에 의해 광화문 지하차도가 봉쇄되어 건너편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귀가하려는 시민들이 2시간 동안 통행을 저지당하였습니다. 특히 이 중 30분여 분간은 양쪽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여 역시 노상구금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 영장없는 불법채증
누구든지 자기의 얼굴 및 기타 모습을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가지며, 따라서 경찰에 의한 사진․동영상 촬영은 원칙적으로 법적 근거와 영장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촛불집회 참여, 거리행진을 한 이들을 사복을 입은 채 영장없이 촬영하였고, 경찰의 노상구금이나 통행 방해에 항의하는 과정 역시 불법적으로 채증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 하였습니다.
5월 27일에는 밤9시경 청계광장에서 서울시경 소속 경찰관이 영장 없이 불법채증 중 시민들에 의해 발각되었음. 경찰이 공식사과하였으나 이후 전혀 시정되지 않음.
5월 28일에는 노상구금당하던 현장에서 불법 채증하던 경찰로부터 한 시민이 채증카메라의 메모리를 받아내 감시단에게 전달하였으며, 다시 이를 대책위로 전달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경찰은 광화문 교보문고 앞을 봉쇄하였고, 이를 항의하는 시민과 감시단원에 대한 사진촬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 시위대를 가장한 사복 경찰
5월 27일 : 밤9시 사복을 입고 불법 채증을 하던 경찰이 발각되는 등 시위대를 가장한 사복 경찰가 다수 투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많은 사복 경찰들이 시위대들에 섞여 집회에 참여하다 발각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라. 위법한 불심검문
5월 31일 : 오후 11시 20분 경 경복궁 근처에서 불심검문 거부하자 욕설을 하였습니다. 이후 해당 전경은 기자의 카메라도 격렬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마. 공공기관의 CCTV가 줌 또는 회전 기능을 이용하여 집회를 채증함
세종로에 설치된 카메라가 줌, 회전하며 집회를 촬영하는 장면이 인터넷으로 발견됨
바. 차벽과 컨테이너를 이용한 과도한 통행 제한
도로에 차벽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행진을 막는 일이 계속됨.
6월 10일에는 광화문 사거리에 컨테이너 벽을 쌓아 모든 통행을 제한함. 이러한 컨테이너 차벽 설치는 문화재보호법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남.
2. 폭력적 진압
가. 집단 폭행 및 무리한 진압
5월 26일 : 새벽 1시 10분, 1차 강제연행 때 전경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개새끼야 너 일루와!”, “다 필요없어, 머리채 잡아!”, ”머리카락 잡아!“라고 폭언을 퍼부으며, 피해자를 포함하여 함께 스크럼을 짜고 있던 대여섯 명 가량의 시위대의 머리채를 잡고 어깨나 팔을 폭행하며 연행을 시도하였습니다. 결국 스크럼이 깨지고, 서로 넘어지는 가운데 여성 한 명이 전경에 깔리기도 했습니다.
5월 31일 : 새벽 2시경 시청 플라자호텔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전경버스가 제대로된 처리없이 이동하려하여 버스를 둘러싸자, 이들에 대해 경찰의 폭력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고 여성경찰관이 투입되지 않아 여성 시민에 대한 성폭력이 발생함.
5월 31일 밤 ~ 6월 1일 새벽: 방패에 찍히거나 집단적으로 발길질을 당해 귀가 찢어지거나, 앞니가 부러지고, 실신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함.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가 끌어내려져 집단 폭행 당하고, 오토바이도 파손되는 일도 있었음. 서대문 경찰서에서는 연행되어 조사받던 사람이 폭행당하는 일도 발생함.
6월 2일 : 새벽 12시에서 1시경 시민들과 전경들이 모두 흥분해서 자꾸 시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맨 앞줄에 있던 사람들과 스크럼을 짜고 비폭력을 외치면서 충돌을 막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경 쪽에서 머리채를 잡아 전경 한가운데로 끌어낸 다음, 집단으로 폭행하였습니다. 머리, 복부, 옆구리, 엉덩이, 발과 무릎 등 온몸을 맞았으며 계속된 구타에 지쳐 쓰러져서 전혀 저항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계속 폭행하였습니다. 머리와 손 및 몸 곳곳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나. 살수차를 이용한 폭력
5월 24일 밤에서 25일 새벽, 5월 31일 밤에서 6월 1일 새벽 : 살수차를 이용한 진압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특정인을 겨냥한 직격 살수를 가하는 등 매우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한국일보사 앞에서는 3분 간격으로 발사가 이루어져 생명에 위협이 있었을 정도였으며, 이는 당시 119로 들려가거나 의료봉사팀의 치료를 받은 상당수가 제체온증으로 인한 쇼크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밤부터 새벽까지 다수의 저체온증, 쇼크, 실신 환자가 속출하였습니다. 타박상으로 어깨엔 피멍들고 갈비뼈에 통증으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기도 함.
다. 소화기 난사
6월 1일 새벽 및 8일 새벽 등 : 경찰이 분말 소화기를 시위대를 향해 난사하여,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뒤엉키는 등 큰 부상의 위험이 속출하였습니다. 이후 눈 부상으로 병원에 다녀왔다는 사례도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광화문에서 전경차를 보려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의 눈에 직접 분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소화기 분말가루를 뒤집어 쓴 후 하루정도 지난 6월 2일 안과의원을 찾으니 각막이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라. 방패를 이용한 시위대 가격
6월 1일 새벽 경찰이 집회 대오를 방패로 가격하여 부상자 속출함. 코뼈가 부러지고 손과 발 등을 다치는 경우가 발생함. 6월 22일에는 얼굴을 맞아 눈을 부상당하는 사례 발생.
마. 경고방송 없는 진압
5월 26일 : 이날 새벽 신촌로타리에서 경찰이 경고방송 없이 진압하였습니다. 이후 구로경찰서로 연행된 10명 모두 경찰의 경고 방송이 없었음을 증언하였으나, 경찰은 절대 그럴리 없다고 말하며 이를 무시하였습니다.
바. 충분한 해산시간과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음
5월 27일 : 이날 새벽 종로에서 거리 시위하던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해산 시간과 안전거리를 보장하지 않은 채, 힘으로 몰아붙여 다수의 시민이 지하철 종각역 계단 입구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
5월 30일 : 밤 11시 경, 시청 플라자호텔 앞 도로에 집회 대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경버스가 돌진하여 시민 1명의 다리를 다치게 하였습니다. 통상적인 교통사고 처리조차 하지 않아 시민들, 민변 및 인권단체의 항의로 조사에 겨우 착수
6월 8일 : 이날 아침 프레스센터 앞에서 거리 시위하던 시민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전경버스가 안전속도를 넘어 빠르게 달려와 넘어져 다치는 시민들이 다수 발생
6월 11일에는 시위대가 도로에 있는 상태에서 차량 통행을 실시하여 교통사고가 발생
사. 인도 연행
5월 28일 : 새벽 시청 앞 광장에서 귀가하려던 시민들까지 둘러싸고 100여명을 연행
6월 1일 : 새벽 연행과정에서 경찰은 사람들을 인도로 몰아붙이고 전경 여러 명이 일부 시민을 둘러싸 폭행하며 연행하는 등, 인도에 있던 시민을 연행하는 사례 다수 발생하였음. 특히 횡단보도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연행하겠다고 협박을 하거나, 안국빌딩 등 인근건물 안으로 피신한 사람을 쫓아 들어가기도 함.
아. 경찰 소속과 이름 등 식별 표시를 가림
자. 집회 해산 및 연행 과정에서 성폭력 발생
5월 30일 : 이날 밤, 시청앞에서 전경버스가 시민을 치는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이 증거물인 전경차를 나가지 못하게 하는 과정 중 성폭력이 발생. 여성 경찰의 투입 없이 전경들이 직접 여성 시위대의 몸에 손을 대며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 발생.
6월 1일에도 여경 없이 여성 시위대를 연행하거나, 노상구금하는 등의 성폭력이 다수 발생함.
차. 집회 해산 및 연행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력 발생
5월 24일 :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인 피해자는 당시 양쪽 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피해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다고 고통을 호소하였음에도 경찰은 연행을 위해 손목을 잡아당겼습니다. 이에 피해자가 저항하면서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여경들의 손을 물기 시작하자 경찰 중 한명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당김.
5월 26일 : 대전에서 서로 인터넷을 통해 만나 청계천으로 오신 2명의 학생 중 한 분은 1급 시각 장애인인데다가 야맹증까지 있어 이날 새벽 신촌로타리에서 연행될 당시 친구들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잡아가더라도 조심히 데려가 달라”고 말하였으나 “X소리 집어치워라”라는 폭언을 들었습니다. 이후 구로경찰서 안에서 조사를 받는 시간이 이 분은 다른 분들에 비해 3배 이상 길었으며,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글을 천천히 읽는데도 별다른 도움이 제공되지 않음.
6월 1일 : 오후 5시경 척추 지체 장애 5급인 피해자가 서울 시청 옆 출구에서 시위 중 경찰에 연행되어 남부경찰서로 끌려갔습니다. 연행 이후부터 경찰서에 있을 때까지 계속 방치되어 몸이 더 안 좋아졌으며 이로 인해 고대 병원 응급실에서 x-ray, CT 찰영, MRI 검사를 받게 됨.
카. 집회 해산 및 연행 과정에서 청소년에 대한 폭력 발생
5월 31일 : 전경으로부터 교복차림의 청소년이 구타당함.
6월 7일 밤에서 6월 8일 새벽 : 안국동에서 경복궁역으로 가는 대로에서 경찰의 차벽에 막혀 여고생 한명이 집으로 귀가를 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집에 귀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줄 것을 시민들과 함께 2시간 가량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음. 112에 신고하여 경찰차로 귀가 조치.
6월 8일 : 이날 새벽 5시경 세종로사거리 교보생명 빌딩 앞 인도에서 다수의 시민들과 14세의 아동 피해자가 서 있었습니다. 진압이 시작되면서 전경들이 방패를 휘두르면서 몰려왔고, 같이 있던 사람들과 함께 뒤돌아서서 막 걸음을 옮기려 할 때 전경이 휘두르는 방패에 피해자의 뒷머리를 맞아 졸도하여 쓰러졌습니다. 당시 그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과 의료진이 아이가 다쳤다고 소리치며 아이를 둘러싸 보호하려고 하였지만, 전경들은 계속 방패를 휘두르며 앞으로 밀고 나가 시민들과 부상당한 피해자가 고립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린아이 여러 명이 부모들과 떨어져 전경에 쫓겨가는 것이 목격되었고 다친 아이를 부둥켜 안고 울부짖던 아이의 엄마가 다른 한 아이(11세)를 잃어버렸다고 소리치는 소리를 듣고 일부의 의료진과 같이 시민들이 아이를 찾으러 나섰습니다.
타. 시위대를 향한 물품 투척
6월 1일 : 이날 새벽, 효자동에서 시위대와 경찰 대치 중, 전의경쪽에서 500ml의 물병에 물을 담아 시위대쪽으로 던져 시민의 가슴부위에 맞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새벽 3시 20분 쯤 유리병이 날라오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6월 8일 : 새벽 세종로 차벽을 두고 시위대와 경찰 대치 중, 경찰이 오물이 들은 생수병을 투척하였습니다. 또한 다수의 투척물로 인터넷언론사 기자의 카메라가 파손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6월 28일 : 돌이 집중적으로 투척되었으며 철제 프레임, 부대 번호가 적힌 물병, 스패너, 볼트 등이 투척됨.
3. 연행, 조사 과정
가. 미란다 원칙 미고지 또는 차량에서 일괄 고지
5월 27일 : 인도에서 미란다 고지도 없이 연행당하였습니다. 당일 연행자들은 시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시청 광장을 지나 광화문으로 걸어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경들이 시청광장 주변과 횡단보도를 둘러싸기 시작했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전경에 의해 포위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전경들은 시민들을 몇 명씩 그룹으로 만들어 에워쌌고 광장 오른쪽에서 전경에 의해 둘러싸였던 다섯 명은 뒤쪽의 상황을 거의 알 수가 없는 상태에서 집에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경고방송은 전혀 듣지 못했으며 전경들이 길을 터 준 후 몇 명이 “집에 보내주는 것이냐”고 묻자 현장에 있던 전경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두서너 명 씩 내보내면서 전경 버스로 연행해 갔습니다.
5월 31일 : 청운동사무소 앞 인도에서 연행되면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지 못하였습니다.
6월 1일 : 이날 새벽 1시 30분경 연행될 당시에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지 못하였으며, 전경 차량 탑승 후 미란다 원칙을 한꺼번에 일괄 고지 받았습니다.
나. 치료 요청 무시
5월 26일 : 이날 새벽 30세의 남성인 피해자는 신촌로터리에서 다른 여성이 연행되는 것을 항의하다가 함께 연행되었습니다. 당시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전경들에게 도로 위에서 구타를 당한 후 연행되었으며, 그 와중에 욕설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멍이 많이 들고 다친 곳도 있었지만 유치된 구로경찰서에서 받은 치료는 전혀 없었으며, 최소한의 약조차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유치장에 있으면서 허리와 팔, 눈 등 많은 곳을 다친 다른 시민들에게도 경찰은 단 한 차례도 치료나 약품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유치장에 있는 시민들을 범죄자로 취급하였습니다.
5월 27일 : 급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강제 연행하였습니다. 전경들에 의해 포위되어 있던 연행자 중에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가 있어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약을 복용해 이를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복용 시간이 지났음에도 강제로 연행하였습니다.
5월 31일 : 연행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였습니다. 머리를 잡아당기는 것을 항의하자 근처의 형사가 머리는 잡지말라고 전경을 제지하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경찰서에 도착하여 사무실로 가는 도중 병원에 가고 싶다고 말하였으나, 무시한 채 강압적으로 팔을 꺾고 3명 이상이 붙어서 사무실로 끌려 갔습니다.
다. 진술거부권에 대한 위협
5월 26일 : 이날 새벽 신촌로타리에서 연행된 후 구로경찰서에 유치된 피해자가 묵비권을 행사하자 경찰은 “묵비권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나중에 악영향이 올 수 있으며 당신 때문에 조서를 늦게 하게되면 다른 사람들이 늦게 나간다. 빨리 빨리 끝내고 집에 가라.”라며 피해자를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라. 변호사 접견방해 및 가족과의 통화 거부
5월 31일 : 강서경찰서로 연행된 피해자는 오후 2시경 병원에 가고싶다라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포승을 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라는 경찰관의 말에 변호사를 불러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형사는 “현행범이기 때문에 변호사 접견권이 없다”라고 대답하고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항의하자 유치장 안의 모든 경찰이 유치장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이에 30분마다 계속적으로 변호사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무시하였고, 오후 7시쯤에야 변호사를 면담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5시 30분경에야 변호사에게 전화를 해서 그 때 접견을 요청했다는 거짓말을 하였음이 알려졌습니다.
5월 31일 : 구로경찰서로 연행된 피해자는 조사 중 가족과의 전화통화를 요구하였으나, 경찰에서 거부하였습니다. 거듭된 항의 끝에 10분 후 결국 통화하였으나 관련 사례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바 있습니다.
마. 인권위 진정 비협조
6월 2일 : 전날인 1일 강서경찰서로 연행된 피해자는 유치장 안에서 종교활동에 강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겨, 해당 종교를 가진 사람들만 모여서 해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실시하려다가 유치장 안의 거부로 약식진행 후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종교적 자유 보장을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기 위해 진정서를 요구했으나, 알았다면서 30분 이상 진정서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자 마지못해 진정서를 주었으며, 진정서 작성 후 봉투가 없어 요구했으나 찾을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진정서를 그냥 통 안에 넣었습니다.
바. 지문 채취 거부에 대한 폭행 및 십지지문 날인 등
5월 31일 : 구로경찰서로 연행된 피해자는 지문채취를 거부한 피해자에게 지문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면서, 십지지문을 모두 날인받았습니다.
사. 청소년에 대해 반성문 작성 요구
6월 13일 연행된 청소년에 대해 반성문을 작성할 것을 요구한 경우도 발생함
아. 밤샘조사
6월 1일 새벽 3시에 수서경찰서로 연행된 피해자는 아침 7시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는 다른 연행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4. 전·의경에 대한 인권침해
∙이데일리, “[포토]'전경도 피곤하다`..버스뒤에서 집단 취침”, 2008.06.11
∙노컷뉴스 “전의경, 촛불집회 관련 인터넷 글쓰기 금지”, 2008.06.08
∙경향신문 ““촛불공감…진압고충 이해를” 전의경 ‘양심고백’ 분출“, 2008.06.09
[발제 2] 집시법,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대한 제언
박주민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1장 집시법
0. 들어가며
집회에 대한 선입견을 부정하고 싶습니다. 먼저 정부나 보수언론에서는 폭력집회가 만연한 것처럼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5년도에 경찰청이 발표한 수치에 의할 때에도 전체 집회 중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집회는 0.69%에 불과합니다(전체 11036건 중 77건). 그리고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집회의 대부분이 경찰이 집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려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찰의 무리한 해산이 없는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있는 집회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유럽국가 중에서도 집회가 과격하지 않은 것으로 꼽히는 독일이 2%의 물리적 충돌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그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것입니다. 거의 집회의 질서유지 수준면에서는 세계적인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폭력집회(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집회)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정부나 언론이 불법집회(집시법을 위반한)와 폭력집회(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집회)의 개념을 혼동 혹은 의도적으로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집시법을 어기지 않고서는 집회를 할 수 없기에 불법집회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는 간단히 몇 가지 근거만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① 경찰청이 발표한 수치에 의하더라도 전체 신고된 집회 중에 단3%만이 진짜 집회이고 97%는 유령집회였습니다. 집회를 할만한 장소에는 다 누군가가 이미 집회신고를 마쳐 놓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소위 방어적 집회신고라고도 하는데 현행 집시법에서는 뒤에 신고된 집회는 할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장소에서 하고자 한다면 불법집회입니다.
② 다음으로 현행 집시법은 학교 근처에서의 집회신고에 대해 금지통고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만 학교가 3000여곳이 넘습니다.
③ 주거지 근처. 요즘은 도심에도 주상복합이 들어서 있기에 역시 집회할 수가 없습니다. 그 밖에 관공서, 주요도로 등 수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④ 야간. 허가제로 되어 있어 거의 적법하게 할 수 없습니다.
⑤ 집회 하더라도 조용히 해야 합니다. 80db넘으면 금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소음기준이 80db입니다. 이를 이를 넘기면 안 되는 것입니다.
불법집회 아니고 합법집회 하늘에 별따기가 됩니다.
1. 집회의자유의 헌법적 의의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타인과의 의견교환을 위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함께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평화적) 집회 그 자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나 침해로서 평가되어서는 아니 되며, 개인이 집회의 자유를 집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로 인한 집회의 자유 제한
위와 같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도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법률에 의하여 제한이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습니다(2000헌바67). 그러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의 경우 위의 헌법 정신과는 달리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집시법의 문제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가. 집회에 대한 실질적 허가제
(1) 신고제의 의의
헌법 제21조 제2항에 의하여 집회에 대한 허가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행 집시법도 신고제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유엔인권위원회에 대한 제3차 정부보고서를 통해 ‘집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는 당국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다만 옥외집회 및 시위에 대해서는 행정상의 참고를 위하여 경찰서장에게 신고토록 되어 있습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신고제도는 행정질서의 확립을 위하여 운용되는 제도입니다. 즉, 일반의 공중질서유지를 위하여 경찰행정청이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의 집회가 행하여지는 지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하여 집회의 주최자로 하여금 미리 그 사실을 알려주도록 강제하고 있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신고는 주최자가 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일단 신고한 이상 신고에 대해 실질적인 요건을 가지고 심사, 승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신고를 해태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한 행정질서벌(과태료)로 제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신고하지 않는 집회에 대하여는 도로교통법과 같은 질서법을 적용함으로써 신고된 집회에 대한 보호 장치의 작동을 거부하면 되는 것입니다.
(2) 야간 집회에 대한 허가제
그런데 현행 집시법 제10조는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원칙적 금지).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예외적 허가)."라고 규정하여 야간집회에 대해 명백히 허가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위헌소지가 상당히 크다고 할 것입니다.
혹자는 야간에 집회가 열리게 되는 경우 야간이라는 시간적 특수성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흥분되는 등 그 위험성이 주간의 집회보다 크기 때문에 야간집회에 대해 허가제로 운영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집시법이 처음 제정되었던 1962년(야간집회금지규정은 제정시부터 존속하고 있는 규정입니다)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할 것입니다. 우선 집시법이 제정되었던 1962년은 야간통행금지제도가 있는 등 야간의 행위를 제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던 시기였으며, 조명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실질적 위험성도 높았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시민들의 경제활동 등 생활전반이 야간에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명시설 등의 확충으로 실질적 위험성도 대폭 줄었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점은 야간에서의 폭행, 협박 등을 주간의 그것보다 엄하게 다루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시대적 변화상을 반영하여 개정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는 법문의 규정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낡은 규정이라고 할 것입니다.
(3) 기타 집회에 대한 실질적 허가제
현행 집시법은 집회신고를 한 경우 신고수리의 주체인 경찰이 해당 신고에 대해 추상적이며, 불분명한 규정들을 근거로 심사, 승인하여 금지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경찰이 해당 집회가 교통소통의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신고된 집회에 대하여 금지통고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여기서 교통소통의 불편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것은 모두 추상적인 규정이어서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집회가 금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행 집시법은 신고를 하지 않은 미신고집회를 형벌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집회신고를 해태한 채 이루어지는 미신고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이 불법을 이유로 형사적 처벌이 가해지는 것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집회주최자가 집회를 벌이는 과정에서 사회질서나 타인의 권리 등에 대해 어떠한 침해행위를 벌이지 않더라도 단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며, 사실상 하위법으로 상위법인 헌법적 기본권을 제한하고 규율하는 상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집시법과 그 시행령은 집회 신고사항으로 22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사소한 신고사항까지도 보완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금지통고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집회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신고사항과 다르다는 이유로 진행되고 있는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해 진행되고 있는 집회에 개입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결국 현행 집시법은 신고제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나. 경찰의 집회통제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현행 집시법은 허가제처럼 규정되어 있으면서, 집회에 대한 실질적인 허가권한을 경찰에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공공의 안녕질서유지를 주요 업무로 하는 기관인바, 그 속성상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경찰은 행정기관으로서 집권정치세력의 통제하에 있는바, 집권정치세력을 비판하거나 기존 체제에 반하여 소수의 목소리를 내려는 집회나 시위에 대해 결코 중립적인 입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집회신고에 관한 권한은 관할 경찰서장이 아닌 보다 큰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중립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제장에게 부여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입니다. 경찰은 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나 혹은 집회주최자가 질서유지를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경우 질서유지 등을 위해서만 집회에 개입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 ‘집회’ 개념규정의 부존재
위의 문제점들과 더불어 집시법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집회’에 대한 개념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집시법 제2조 제1호는 ‘옥외집회’의 정의를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집회”로 규정하면서 “집회” 자체의 정의를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집시법상 ‘(옥외)집회’에 대하여는 주최자의 신고의무가 부과되고(제6조),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을 규정(제19조)하고 있는 등 ‘(옥외)집회’ 개념은 집시법의 기초개념이고, 처벌규정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개념규정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개념규정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법관이나 국민이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집회’ 개념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명확성은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실제로 현행 집시법이 명확성을 갖추고 있는지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집시법의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계성 속에서 집회의 개념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집시법 제2조의 ‘시위’에 대한 정의와의 대비를 통해서 일 것입니다. 집시법 제2조는 시위에 대하여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 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시법상 집회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시위’의 개념적 정의와의 균형도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적어도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 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집회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6고단2956판결에서 집시법 제2조 제1호 ‘옥외집회’의 ‘집회’ 개념을 “일정한 공동 목적을 위한 다수인의 일시적 회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반면에 다른 사건에 대한 서울지방법원 2003. 8. 28. 선고 2003고단2100 판결은 “집시법 제6조 소정의 신고 의무 있는 옥외집회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을 가지고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 모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해석하고 있는바, 이는 집회의 개념이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계 속에서 명확하게 유추되지 못 함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특히 법관에 있어서도 ‘집회’ 개념의 의미가 명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집시법이 집회의 개념을 2006고단2956판결과 같이 “일정한 공동 목적을 위한 다수인의 일시적 회합”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이상, 추상적인 집시법의 규정이 경찰의 자의적인 법집행과 결합하게 되면 옥외에서의 다양한 형태의 인간의 교류와 소통을 집회로 분류하여 제한하거나 처벌할 가능성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즉, 저녁에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교가를 부르는 고교동창회, 어깨 띠를 두르고 수십 명이 나와 벌이는 상품 홍보전, 거리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벌이는 휴지 줍기, 최근 젊은이들을 사로 잡고 있는 플래시 몹 등이 모두 집회로 분류되어 신고를 하지 않고 진행하면 모두 처벌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회의 개념이 추상적이며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계 속에서도 명확하게 유추되지 아니함으로써 집시법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입니다.
라. 중복집회신고 시 후행신고 집회의 원칙적 금지
현행 집시법 제8조 제2항은 동일한 장소에 2개 이상의 집회신고가 있는 경우 무조건적으로 후에 접수된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개 이상의 집회가 신고되어 있어도 각 집회의 성격이나 진행방식에 따라 신고된 집회가 모두 허용될 수도 있는 것임에도 구체적인 사정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후에 신고된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6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신고한 후 개최하지 않은 미신고집회가 전체 신고집회 중에 97%를 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 등이 자신에 대한 반대집회를 막기 위해 유령집회신고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완화시켜 집회에 대한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복집회신고 시 후행신고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현행 집시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마. 그 외의 독소조항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인권위원회 제 3차 보고서에서 외교공관 주변의 획일적 집회금지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근거해 그 위헌부분을 시정한다는 명분으로 ‘2003년 12월 29일 집시법을 개정‘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시법 개정은 입법과정에서는 기본적인 입법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졌으며, 내용면에서는 위헌요소의 제거보다는 오히려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대폭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헌법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 보다는 경찰행정의 편의를 도모하고, 집회를 제한하고 금지할 수 있는 경찰의 자의적 재량적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유엔인권위원회 제 3차 보고서에서 밝힌 개정의 주요내용들은 실질적으로 집회를 제한하고 규제하는 독소조항들이며, 이 때문에 인권단체들로부터 많은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시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주요도로에서의 집회와 행진금지 :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 금지통고가 가능하다”로 개정되어 경찰의 자의적 예단에 기초해 집회금지가 가능하도록 개악되었습니다. 또한 개정 이전에는 질서유지인을 두면 도로에서의 행진을 경찰이 금지할 수 없었으나, 개정 이후에는 질서유지인을 둔다 할지라도 교통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엔 행진을 금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② 소음규제 : 집회시 소음을 80db이하로 규제하는 조항, 두 사람이 대화할 때 나는 소음이 60db인 것을 감안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모든 집회에 대해 경찰이 소음규제 기준을 적용한다면 모두 불법집회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2006년 3월 대구에서는 소음 80db 규제 조항을 적용해, 개최되고 있던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해 관련자를 연행한 바 있습니다.
③ 신고기간 : 현행 집시법은 집회가 열리기 전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집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경찰의 행정편의주의에 기반 한 것으로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시간대에 복수의 집회가 개최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조항입니다. 동일시간 동일장소에서의 중복 집회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현실에서는 대기업이나 경찰이 특정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위장집회를 신고하는 등 집회봉쇄장치로 악용되는 실정입니다. 예컨대, 2005년 10월 부산에서 아펙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사회단체들이 반대집회를 위해 집회신고를 하였으나, 경찰은 이미 3000여 곳에 집회신고가 되어 있다는 이유로 집회불허를 통보했습니다. 집회신고된3000여 곳의 장소는 부산시내에서 집회가 가능한 거의 대부분의 장소이며, 나중에 밝혀진 결과 경찰이 주민과 관변단체를 동원해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경찰이 신고를 접수했다고 하는 집회가 진행된 곳은 전무했습니다.
④ 주거지역, 각급 학교, 군사시설 부근에서의 집회시위 금지조항 : 서울시에 학교의 수만 2,300개를 상회하고 있음을 주목할 때 이 조항은 집회를 개최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실질적으로 축소하는 효과를 야기합니다.
제2장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
경직법의 문제는 다른 법률이 가지는 문제와 같이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법자체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그나마 지키면 좋을 것을 안 지키는 문제입니다.
1. 법 자체의 문제
경직법의 핵심조항은 제6조입니다. 경직법 제6조는 범죄의 예방과 제지라는 제하에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범죄를 예방하고 제지한다는 이 좋은 규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주 자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이 사용되는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명박산성
청와대로 시위대가 갈 경우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명박산성을 쌓는다.
② 원천봉쇄
지방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참가하는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혼란이 온다. 비행기를 세워서라도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다.
③ 통행금지
집회가 예상되는 지점에 사람들이 가도록 놔두면 집회가 커져서 혼란이 온다. 주민등록증검사 등으로 평택에 사는 주민이 아니면 평택 못 들어가게 한다.
④ 방송차탈취
방송차를 탈취해도 집회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경직법 제6조입니다.
이하는 발제자가 담당했던 원천봉쇄에 관한 소송에서의 준비서면입니다.
일반적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이 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당해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148 판결). 범죄예방을 위한 경찰권 발동 및 행사의 경우 경직법 제6조는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라고 그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권의 행사가 적법한 공권력의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당해 경찰공무원의 ‘추상적인 권한’에 속하여야 하고, ‘구체적인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추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경찰권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명령. 강제하는 권력적. 침익적 작용을 그 본질로 하기에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가능성이 크므로, 경찰권의 발동 및 행사에는 반드시 법률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법률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엄격한 해석이 요구된다고 할 것입니다.
피고의 주장대로 처음부터 금지된 집회 또는 관할 경찰서장에 의해 금지통고가 된 집회를 개최하거나 금지된 집회에 그 정을 알면서 참가하는 행위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경찰관은 이에 대하여 경직법에 따른 '범죄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과연 이 사건에서 경찰의 상경저지가 위와 같은 법률상 요건을 갖추어 적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①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 해당되는지에 대하여 보건대, 목전(目前)이라 함은 말 그대로 "눈앞에서"라는 명백. 현존성의 의미인 바, 이사건 원천봉쇄 조치는 집회 예정시간인 14:00경으로부터 무려 5시간 40분 전인 08:20경에 서울에서 300km정도나 떨어진 제천에서 취해 졌다는 점에서 이른바 불법집회에 참가라는 범죄행위가 "목전"에서 행하여지려 하고 있다고 인정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다음으로, ②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보겠습니다. 우선 서울집회가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집회가 교통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고 하여도 이로써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 서울집회의 금지통고 이유인 ‘집회가 집단적 폭력시위가 될 것이 명백함’은 추상적으로 추론될 뿐 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입증된 바가 전혀 없고, 금지통고가 된 집회에 참가하려고 준비하는 행위에 불과한 상경행위가 그 자체로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한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데다가 위와 같이 경직법은 경찰관이 범죄예방을 위해 관계인에게 경고를 발하고 나아가 그 행위를 제지하기 위해서는 그 범죄행위의 명백. 현존성과 중대. 긴급성을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으므로, 현실적 필요성과 효과성만을 이유로 집회참가자에 대하여 각 지역에서 출발을 제지하는 이른바 상경저지(원천봉쇄)라는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굳이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절도의 목적으로 준비하여 집을 나선다는 사실을 경찰관이 알게 되었다고 하여도, 이에 대하여 설득하거나 회유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집에서 아예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것입니다). 더구나 경직법은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경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한편(제1조 제2항), 만일 이를 남용하여 타인에게 해를 끼쳤을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점(제12조), 뿐만 아니라 집시법 제18조와 집시법시행령 제9조의 2는 이미 개최된 불법집회를 해산함에 있어서도 경찰관으로 하여금 우선 종결선언과 자진해산을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만 3회 이상 자진해산 명령한 후 직접 해산토록 정하고 있는 점 등까지 고려해 보면, 위와 같은 원천봉쇄 조치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2. 결 론
따라서 이 사건에서 울주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이 사건 서울집회 참가를 원천봉쇄한 조치는 경직법 제6조가 정하는 범죄예방을 위한 경찰권 발동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요구되는 '적법한 공무집행'의 요건인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흠결한 위법한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피고는경찰의 위와 같은 위법한 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할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부언
경찰은 지금까지 대규모집회가 예정되어 있으면 소위 원천봉쇄라는 것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각 지방에서부터 제지하여 왔습니다. 작년에는 한미 FTA저지나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등을 이유로 대규모 집회가 잇달아 개최되었기에 경찰의 원천봉쇄 및 상경저지 역시 잇달았습니다. 특히 작년 초에는제주도에서 한미 FTA저지집회에 참여하기위하여 상경하려는 농민들을 막기 위해 이륙직전의 비행기까지 강제로 세워 세간의 비난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경찰은 이런 행위들을 하면서 법원이 이를 문제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는 법률적 이유를 들어왔습니다. 바로 2001년 대우자동차파업 때 시위를 위해 거제도 있던 노조원들이 상경하는 것을 저지당하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경찰들의 행위에 의한 손해를 배상해 달라고 청구한 것에 대해 법원이 경찰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을말합니다. 즉, 이 당시 법원은 처음부터 금지된 집회 또는 관할 경찰서장에 의해 금지통고가 된 집회를 개최하거나 금지된 집회에 그 정을 알면서 참가하는 행위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경찰관은 이에 대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에 따른 '범죄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경찰관이 노조원들의 상경을 저지한 것은경찰이 취할 수 있는 예방조치의 범위 내이기에 적법한 공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던 것입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의 경우 예비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리고 형법은 예비죄를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있습니다(형법 제28조). 상경이라는 것은 집회를 위한 예비적인 행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법원이 위와 같은 태도를 계속유지한다면 경찰력의 과도한 행사에 대해 면죄부를 계속 주게 되어 이후 집회에 참가하려고 예상되는 사람이 집에서 나서는 것조차 막을 수 있게 것입니다.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입니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위와 같은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2. 지키지 않아서 문제인 점
가. 불심검문
경직법 제3조는 경찰관이 불심검문을 할 경우 신분증의 제시를 통해 자신의 성명, 소속 등을 밝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거의 지킨 사례가 없었습니다.
나. 경찰장비의 사용
경찰관직무집행법의 위임을 받은 경찰관장비관리규칙 제82조는 1)방패나 곤봉으로 사람의 머리나 얼굴 등 주요 부위를 가격할 수 없고, 2)살수차의 경우 20m이내의 거리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직접 발사하여서는 안되며, 항상 15도의 각도를 유지하여야 하고, 3)근접분사기의 경우 시위대의 다리부분을 향해 분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정을 모두 어긴 것이라 할 것입니다 경찰장비관리규칙 제82조 제5항
1. 방패
가. 모서리 등이 파손되어 가장자리가 날카롭지 않도록 사전점검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나. 가장자리로 상대의 머리 등 중요부위를 찍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2. 전자방패
가. 누전 여부를 확인 후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우천 등으로 피복이 젖은경우에는 사용을 자제하여야 한다.
나. 어린이나 임산부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3. 진압봉
가. 손상 등으로 날카롭게 된 진압봉을 사용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나. 진압봉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질을 삽입하거나 부착하여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다. 시위대의 머리·얼굴을 직접 가격하지 않도록 한다.
4. 근접분사기
가. 안전핀의 부식상태 및 용기의 균열 유무를 확인 후 사용하여야 한다.
나. 상대방의 하단부를 지향하여 발사하되 근접거리에서 사용시에는 안전에 특히 유의한다.
다. 사용시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밸브를 막고 안전마개를 씌워 보관하여야 한다.
5. 최루탄(발사기)
가. 현장 지휘관의 지휘에 의하여 발사하여야 한다.
나. 인화성 물질에 발사해서는 아니된다.
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라. 최루탄 발사기는 30도 미만 각도에서 방아쇠가 격발되지 않도록 한다.
마. 최루탄은 물 또는 습기에 젖어 있는지 확인 후 이상이 없을 때에만 사용한다.
바. 장전탄통 고정 조임나사를 완전히 조인 후 사용하여야 한다.
6. 가스차
가. 최루탄 발사대의 발사각도가 15도 이상에서 발사되는지 확인 후 사용한다.
나. 다연발탄 발사시는 시위대 상공으로 발사하여야 한다.
다. 가스액류는 인화성 물질이므로 화기에 주의하여야 한다.
라. 최루액과 연막액은 3:1로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마. 가스차는 항상 진압부대의 보호 속에서 운용되어야 하며 후진시에는 유도요원의 유도에 따라 운용한다.
7. 살수차
가. 최루탄 발사대의 발사각도를 15도 이상 유지하여 발사되는지 확인 후 사용하여야 한다.
나. 20m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를 향하여 직접살수포를 쏘아서는 안된다.
다. 살수차는 항상 진압부대의 보호 속에서 운용되어야 하며 후진시는 유도요원의 유도에 따라 운용한다.
3. 경직법개정방향
가. 제6조의 개정
경직법 제6조를 개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경찰력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질서유지, 재산 및 생명의 보호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행사되는 것이기에 이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경찰력의 순기능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할 것입니다. 당장의 개정이 어렵다면 법원의 판례 등이 이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 적용하는 것을 통해 문제를 완화 및 해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 인권보호를 위한 개정
경직법은 경찰력행사의 기본이 되는 법으로서 인권보호에 대한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경직법은 아주 기본적인 내용들만 규정하고 있고, 인권보호를 포함한 많은 내용들을 훈령 등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직법의 목적 자체가 국민의 인권보호임에도 불구하고 인권보호에 대한 내용을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직무규칙에 위임하여 규정하고 있다는 것은 법의 목적에도 맞지 않고, 훈령이 가지는 약한 구속력으로 인해 경찰이 인권보호를 등한시할 수 있다는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위 규정이 아닌 경직법 자체에 인권보호에 관한 규정들을 규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제 3]전의경제도에 대한 제언 - 국제인도주의법의 함의
조시현 (건국대 법대 교수)
2008년 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작한 촛불집회와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비롯한 인권을 제한하고 침해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물대포, 소화기, 곤봉, 방패, 돌맹이, 쇠붙이 등을 사용한 강경한 진압정책으로 피해시민들이 속출하면서 경찰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과거 군부독재와 권위주의정권에 의한 인권탄압의 상징인 최루물질의 사용도 고려되고 있다고 한다. 이글은 국제법의 관점에서 촛불집회와 정부의 대응이 빚는 상황에 대한 성격을 규명하고,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국가의 조치에는 국내법이 부과하는 제약뿐만 아니라 국제법상의 의무도 뒤따른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 지금의 한국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한국의 인권사회단체들이 유엔 인권이사회를 포함한 국제인권보장체제를 활용하여 국제인권법 위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과의 대치상황에 있어서 적용될 수 있는 국제인도주의법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은 부족한 실정임에 비추어 아래에서는 관련 규칙을 검토하고자 한다. 또한 전투경찰과 의무경찰제도에 대한 국제법의 규제에 대하여서도 검토하고 존폐문제를 포함한 제도개혁의 필요성을 시론적으로 살펴본다.
I. 최근 상황의 법적 평가
국제법은 역사적으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므로 국내상황에 대한 국제적 규율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발전의 핵심적인 축은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규율하는 국제인권법이지만 전쟁의 피해를 줄이고자하는 국제인도주의법(또는 국제인도법, 전쟁법으로도 불림)도 있다. 국가간의 전쟁, 즉 국제전을 주로 규율하던 국제인도주의법은 역시 20세기에 들어 내전 또는 국내무력충돌에 관하여서도 적용되는 법원칙을 발전시키고 있다. 국제인도주의법은 한편 ‘국내무력충돌’에는 이르지 않은 다른 국내상황, 즉 “폭동, 고립되고 산발적인 폭력행위 및 기타 유사한 성질의 행위와 같은 내부혼란 및 긴장의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 최근의 상황은 시위대가 무장을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므로 무력충돌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국제인도주의법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무력충돌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인도주의법의 기본 원칙들은 무력충돌에 이르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 보장되어야하는 ‘최소한의 인도적 기준’(Minimum Humanitarian Standards)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최소한의 인도적 기준’은 실제에 있어서 언제, 어떠한 성질의 무력충돌이 있다고 볼 것인지에 관한 논란으로 인권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가는 모든 상황에서 ‘기초적인 인도적 고려사항’(elementary considerations of humanity)을 지켜져야한다는 것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의해서도 국제관습법으로 인정된 바 있다. 이러한 국제인도주의법의 발전은 국가비상사태를 포함하여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어야하는 국제인권법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최근의 국내시위상황과 관련하여 어떠한 국제인도주의법의 원칙이 지켜져야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에 앞서 경찰제도에 관한 국제법의 접근방법을 먼저 검토하기로 한다.
II. 전의경제도와 국제인도주의법: 경찰과 군대의 혼성물
헌법은 경찰제도 자체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일반적으로 공무원에 대한 규정(제7조), 국민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제한 사유에 관한 규정(제37)과 대통령의 책무와 행정권(제66조) 등을 둘 따름이다. 경찰에 관하여 특히 헌법 제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것은 최근 상황과 관련하여 중요하다.
경찰의 역할과 조직에 관하여는 경찰법(법률 제4369호, 2006.7.19 개정), 경찰공무원법(법률 제3606호, 2006.7.19 개정), 경찰관직무집행법(법률 제3427호, 2006.2.21 개정) 등이 있다. 경찰법 제3조는 ‘국가경찰’의 임무에 관하여 헌법의 관련 원칙을 반영하여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채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전투경찰대는 “간첩(무장공비를 포함한다)의 침투거부·포착, 섬멸 기타의 대간첩작전을 수행하고 치안업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지방경찰청장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국가경찰기관의 장 또는 해양경찰기관의 장 소속하에” 설치된다(전투경찰대설치법 제1조, 1970년 12월 31일 제정). 전투경찰대의 충원은 병역법에 따라 현역병입영자중 소여인원을 경찰청장 등의 요청에 따라 국방부장관이 ‘전환복무’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동법 제3조, 병역법 제24조, 제25조). 전투경찰대는 다시 “대간첩작전의 수행을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과 “치안업무의 보조를 임무로 하는 전투경찰순경”으로 구분되고(전투경찰대설치법 제2조의3),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전자는 ‘작전전투경찰순경’, 후자는 ‘의무전투경찰순경’(의무경찰)로 불리어 전투경찰과 의무경찰로 나누어짐을 알 수 있다.
국제법상 각국은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경찰과 군대를 구성·운영할 수 있고 이는 주권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전쟁중 무기를 사용하여 적과 맞설 수밖에 없는 군인에 관하여 국제인도주의법은 전투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규정하고, 전쟁포로로 대우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 관하여 규정하여 민간인과 구별하여 규율하고 있다. 특히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에 대한 추가 및 국제적 무력충돌의 희생자 보호에 관한 의정서 (제1의정서)｣는 제43조 1항에서 군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충돌당사국의 군대는 동국이 적대당사국에 의하여 승인되지 아니한 정부 또는 당국에 의하여 대표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자기 부하의 지휘에 관하여 동국에 책임을 지는 지휘관 휘하에 있는 조직된 모든 무장병력, 집단 및 부대로 구성된다. 그러한 군대는 내부 규율체계 특히 무력충돌에 적용되는 국제법의 규칙에의 복종을 강제하는 규율체계에 복종하여야 한다.”
2항은 이러한 군대의 구성원은 전투원으로 “직접 적대행위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정규군이외의 준군사조직이 국제인도주의법상 군대로서 전투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그 동안 다툼이 있었으나 제1의정서는 “충돌당사국은 준군사적 또는 무장한 법 집행기관을 군대에 포함시킬 경우 타충돌당사국에 그러한 사실을 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해결하고 있다. 국제법이 이러한 준군사조직에 관한 규정을 두게 된 것은 그 동안 여러 국제 또는 국내분쟁에서 정식군대 이외에 경찰은 물론 ‘보안대’, ‘보안군’ 등과 같은 특수조직에 의한 전투 또는 소요진압이 있었음에 기반한다. 한국전쟁 중 군대뿐만 아니라 경찰, 치안대 등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하여 최근 2005년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법률 제7542호, 2005년 5월 31일 제정)에 따라 설치된 진실화해위원회는 나주 동박굴재 사건, 나주 동창교 사건, 고양 금정굴 사건 등을 진실규명하면서 이들에 의한 행위가 위법함을 명백히 한 바 있다.
한국의 전투경찰대의 경우 이러한 의정서의 규정에 따르면 ‘준군사적 또는 무장한 법 집행기관’(a paramilitary or armed law enforcement agency)으로서 군대에 해당할 수 있다.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상대방에게 이러한 사실을 통고하여야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전투경찰이 국제법상 군대에 해당한다면 무력충돌이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무력충돌에 이르지 않는 국내상황에 있어서도 국제법이 부과하는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고 의무를 부담하게됨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한편 국제인도주의법상 군대로서의 전투경찰의 법적 지위는 전쟁 또는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로 여겨지는 전투경찰을 통하여 시위 등을 진압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국내법상 대간첩작전과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만들어는 전투경찰제도는 국제법상 군대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제도는 경찰이면서 군대이기도 하다는 양면성을 띠게 된다. 이러한 측면은 한국의 헌정사의 경험상 군대에 의한 정치개입과 인권침해가 잦았다는 점에서 문제이다. 헌법은 계엄선포가 있을 경우에만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에 의하여 ‘병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제77조 1항). 지금 벌어지는 촛불집회은 물론이고 국내상황과 관련하여 전투경찰을 동원하여 시위 등의 ‘진압작전’을 펴는 것은 국제법상 준군사조직을 전쟁이 아닌 상황에 사용하는 것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 현행 전투경찰제도의 이러한 비정상적인 성격에 비추어 전투경찰제도의 입법사와 운영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절실하다.
더욱이 국가는 통상적인 인권보장의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인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최근 상황의 경우에는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함이 없이 헌법과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비상사태 선포가 가져올 정치적 부담은 논외로 하더라도 국제인권법은 비상사태에 관하여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공의 비상사태의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비상사태의 존재가 공식으로 선포되어 있을 때에는 이 규약의 당사국은 당해 사태의 긴급성에 의하여 엄격히 요구되는 한도 내에서 이 규약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식의 비상사태 선포가 없는 가운데 자행되는 인권침해상황은 ‘사실상 비상사태’로서 인권을 크게 후퇴시키고 있음은 명백하고, 전의경의 현존은 이를 웅변한다.
III. ‘시위진압행위’에 관한 국제인도주의원칙
국제인도주의법은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일으킨 당사자 가운데 누가 옳으냐하는 문제와 무관하게 전투중의 행위를 불편부당하게 규율하려고 한다(공평성의 원칙, impartiality). 또한 이 법의 적용은 어느 한 쪽 당사자를 정치적으로 편드는 결과를 가져오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위의 불법성 여부와는 상관 없이 시위에 대응하는 국가의 행위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는 것이다. 최근 촛불시위대에 대한 전의경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대응은 몇가지 기본적인 인도주의원칙을 위반 것으로 보인다.
1. 구별의 원칙
국제인도주의법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투원과 민간인을 엄격하게 구별하고 후자를 전투의 결과로부터 보호하려고 한다. 이를 국내상황에 적용하면 적어도 경찰, 전의경에 대항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시위참가자들을 구별하여 대응할 의무가 생기게 된다. 경찰 등의 행위가 경찰관집무집행법상 허용되는지 문제를 별론으로 하고 이러한 국제인도주의 원칙에 따르지 않은 무차별적인 폭력적 진압작전은 국제법 위반이다. 또한 비국제적 무력충돌에 관한 제2의정서는 “민간주민사이에 공포를 확산하는데 주목적이 있는 폭력행위 및 그 위협”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제13조 2항).
2. 인권침해감시단, 의료봉사요원, 기자들에 대한 폭력
국제인도주의법은 무력충돌 중 구호활동을 펼치는 사람, 부녀자, 아동, 기자 등을 특별하게 보호하고 있다. 또한 국제인권법상 인권옹호자(human rights defenders)에 대하여 특별한 보호가 요청된다. 이러한 점에서 민변소속 변호사들을 포함하여 시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는 위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행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 비추어 119 구급차만이 아니라 시위참가자와 전의경들을 위한 의료지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3. 물대포, 소화기 등의 사용
방패, 곤봉, 돌, 쇠붙이, 물대포 따위를 시위진압에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권력 또는 물리력의 행사에 관한 헌법, 국제인권법에 따라 필요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이 적용되어 과잉진압여부가 따져질 것이다.
국제인도주의법은 또한 전쟁중 적대행위 또는 해적(害敵)행위에 관하여 전쟁중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행위에 관하여 일정한 규칙을 마련하고 있다. 고전적으로 국제인도주의법은 ‘불필요하거나 지나친 고통을 주는’ 교전방법과 수단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군사적 목적을 위한 어떠한 수단이라도 다 정당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질식성가스 등 생화학무기의 사용에 관하여 규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1992년 화학무기금지협약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약은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 등을 금지하고 이를 폐기할 의무를 부과하고, 특히 ‘폭동진압작용제’(Riot Control Agent)를 전투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제1조 5항). '폭동진압작용제'는 “목록에 열거되지 아니한 화학물질로서 노출 종료후 짧은 시간내에 사라지는 인체 감각기관에 대한 자극 또는 신체의 무력화를 급속하게 유발시킬 수 있는 물질”로 정의된다(제2조 7항). 그러나 협약에 따르면 “국내 폭동진압 목적을 포함한 법집행”을 목적으로 하는 폭동진압작용제의 사용은 금지되지 않는다(제2조 9항 라호).
흔히 최류탄 혹은 최류가스로 알려진 폭동진압작용제는 이에 따라 국내소요와 같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 많은 국가에서 국내분쟁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의 민주화과정에서 최류가스가 갖는 특별한 의미에 비추어 이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규의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최근 경찰에 의해 광범하게 사용되는 소화기가 화학무기협약이 금지하는 폭동진압작용제인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IV. 전의경 행위에 대한 규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이 정권의 시녀로서 인권탄압의 상징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목도하게되는 것은 한국현대사는 물론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커다란 아이러니이고 비극이다. 경찰이 갖는 폭압적 성격을 순치하기 위한 노력은 전지구적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주의법은 곳곳에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의 전의경제도는 이러한 국제규범에 비추어 볼 때 경찰인지 군대인지 알 수 없는 혼성물(hybrid)이다.
이러한 전의경들이 각종 상황에서 수행하는 행위에 대하여 어떠한 규범이 적용되어야하는지 조차 인식되지 않는 현실은 이들의 행위에 대한 통제장치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 의해 더욱 심각해진다. 현행법은 예컨대 ｢전투경찰대원에 대한 특례｣(대통령령 제836호, 1953.11.25 제정) 제6조는 징계사유로 “주민에 대하여 난폭한 언행을 하였거나 노무 또는 금품제공을 요구하였거나 기타 주민의 재물을 침해하였을 때”(14호)와 징계사유를 알고도 보고 또는 통보하지 않을 경우(15호)를 들고 있을 따름이다. 전투경찰대설치법 제10조 7항도 “작전지역에서 위력 또는 전투의 공포를 이용하여 주민의 재물을 약취한 자”는 벌할 수 있도록 한다. 전의경들이 임무수행을 하면서 헌법과 국제인권법, 국제인도주의법이 요구하는 행동준칙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법적 장치와 교육 등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촛불시위의 원인과 전개과정,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국제법을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곤혹한 의문이 제기된다. 아마도 한국의 최근 상황에 관해서는 적어도 국제법이 국제적인 여론형성의 하나의 축으로서 작동하고 국제사회에 의한 지탄가능성을 토대로 개별 국가의 행동에 변화를 촉구하는 기능이 있지 않나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조약 제1265호, 1995년 1월 1일 발효)와 한미 쇠고기 협정에 관한 특정한 해석을 고집하며 국제법이니까 지킬 수밖에 없다고 하는 만큼이나 보다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인권법과 인도주의법을 준수해야하지 않을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 전의경제도는 국가에 의한 아무런 규제 없는 폭력에 대하여 눈을 가리우고 백지수표와 같은 정당화를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설혹 경찰에 대한 폭력행위를 적대행위에 준하여 대응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집회참가자들에 대하여는 최소한 인도적인 대우를 하여야한다. 전쟁이든 평화시이든, 내전이든 국내소요상황이든 국제법은 지켜져야할 최소한의 인도주의 원칙을 확립하고 있다.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주의처럼 국제인도주의법도 하나의 분쟁을 거쳐갈 때마다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아마도 ‘인류의 양심에 충격’(shock to the conscience of humankind)을 준 폭력의 주체가 되어버린 전의경제도에 대한 정립은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의식이 국제사회에 주는 선물이 될 수 있다.
[토론1]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서보학(경희대 법대)
1. 집회 및 시위권의 보장과 제한
민주국가에서 집회․시위권은 집단적 형태의 정보교환과 의사표현을 보호하는 ‘정치적․민주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헌법상 보장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① 타인과 접촉하고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의 인격실현과 개성신장을 촉진시키며, ② 정치적인 의사형성과정에 국민이 집단적인 형태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의사표현의 실효성을 증대시켜 주고 정치적인 요구를 관철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대의기능이 약화된 경우에는 직접민주주의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③ 의사표현의 통로가 봉쇄되거나 제한된 소수집단에게 의사표현의 수단을 제공해 주고 소수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줌으로써 결국 소수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헌재결 1992.1.28. 89헌가8 참조).
특히 현대와 같이 언론매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매스미디어를 소유하지 못한 일반대중이 집회나 시위 같은 집단적 행동을 통해 스스로 의사표현의 장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의견이나 요구를 표명․전달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와 시민간, 다양한 계층간의 의사소통과 소수의 권익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우리 헌법 제21조는 제1항에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제2항에서는 집회에 대한 ‘사전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일차적으로는 집회․시위에 대한 국가권력의 간섭이나 방해를 배제할 수 있는 대국가적 방어권(주관적 공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집회․시위권의 기본권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국가공권력에 의한 간섭․방해․침해는 금지된다. 또한 私人에 의해 집회․시위의 자유가 침해되는 때에도 집회․시위권은 법적 보호를 받는다.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3조 제1항이 「누구든지 폭행․협박 기타의 방법으로 평화적인 집회 또는 시위를 방해하거나 질서를 문란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한 것은 집회․시위권의 제3자적 효력을 수용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집회․시위권은 민주국가에서 집단적 형태의 정보교환과 의사표현을 보호하는 ‘정치적․민주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국가는 단순히 소극적 측면에서 시민의 집회․시위를 간섭 내지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제 할 일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는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집회․시위권을 보장하고 보호할 의무를 진다. 이러한 국가의 의무는 우리 헌법 제10조 제2문이「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도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공권력의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각 국가기관은 법령을 제정․해석․적용하고 행정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치적․민주적 기본권’으로서의 집회․시위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행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즉 집회․시위권을 보장하는 헌법 규범은 전체 하위법질서와 공권력 행사에 대해 ‘구속적’ 영향력을 미치는 소위 ‘放射效’(Ausstrahlungswirkung)를 갖기 때문에,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모든 법령과 제재규정(형사벌․질서벌) 그리고 경찰권의 발동은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에 합치되도록 해석․적용되고 행사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집회․시위를 규율하는 특별법인 집시법도 시민들의 집회․시위권을 제한하는 법률이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집회․시위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이해되고 또 그 입법의 취지에 맞도록 해석․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조항(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일정한 경우 집회․시위도 법률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예컨대 옥외집회 및 시위에 대한 사전신고의무(제6조), ‘야간집회․시위와 교통소통에 방해가 되는 집회․시위’의 원칙적 금지(제10조, 제12조), 옥외집회의 시간과 장소 제한(제10조, 제11조), 집회시 소음유발의 제한(제14조), 등의 제한이 그것이다. 그러나 집회․시위를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집회․시위권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예컨대 사전신고제를 마치 허가제와 같은 것으로 운영하거나, 장소적․시간적 규제가 과도해 마치 집시법에 의해 시혜적․예외적으로 집회․시위권이 보장되는 듯이 법이 운용되거나, 불특정한 법률개념들을 지나치게 확대해석․적용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에 대한 위헌적인 침해가 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야간에 벌어지는 모든 촛불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집시법 제10조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2. 경찰권 행사의 근거와 한계
경찰법 제3조는 “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임무규정에 따라 경찰은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국민에게 명령․강제하는 권력적 작용을 그 주된 수단으로 사용한다. 시민과 동등한 관계에서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으로는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찰작용이 권력작용으로 되는 것은 그 기능․목적상 당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권의 발동이 명령이나 강제의 경우처럼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적 권력작용일 경우에는 반드시 법률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법률에 의해서만 국민의 자유․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한 헌법상의 규정(기본권의 법률유보, 제37조 제2항), 법치주의 원칙 그리고 법률에 의한 행정의 원리(경찰작용에 대한 법률유보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집시법․경찰관직무집행법․도로교통법․자동차관리법․형사소송법 등 개별 권한규범은 경찰권 발동의 근거규정인 동시에 경찰권의 실정법상 한계를 설정해 준다. 따라서 법규상의 한계는 경찰권 발동에 대한 제1단계의 제약이 된다. 물론 이때 법규상의 한계는 국민의 자유․권리(집회 및 시위권)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해석․적용되어 경찰권의 개입이 최소한의 범위 내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경찰권에 대한 제한은 법규상의 제약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경찰법규의 내용이 추상적․개괄적․불확정적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장애에 대하여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경찰권 발동의 여부․대상․형태․범위 등을 경찰기관의 자유재량에 맡겨 법규상 제약의 해석․적용에 있어서 경찰기관의 독자적인 판단의 여지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법규상 경찰권의 발동에 있어서 재량적 판단이 인정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일정한 불문법의 원리, 즉 조리(條理)에 의한 제약이 인정된다. 경찰권의 발동․행사를 제한하는 이러한 법원칙으로서는 소극목적의 원칙, 공공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경찰책임의 원칙 등을 드는 것이 보통이다.
① 경찰소극목적의 원칙 : 경찰소극목적의 원칙이란 경찰권은 사회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해의 방지․제거라는 소극적 목적을 위해서만 발동될 수 있고, 적극적으로 복리증진을 위하여서는 발동될 수 없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② 경찰공공의 원칙 : 경찰권은 사회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발동될 수 있고, 그와 직접 관계없는 사생활․사주소 및 민사상 법률관계에의 관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을 경찰공공의 원칙이라 한다.
③ 경찰비례의 원칙
경찰비례의 원칙은 경찰작용으로 보호하는 공익(사회공공의 안녕․질서)과 그로 인하여 제한․침해되는 개인의 사익(자유․권리) 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비례의 원칙은 구체적으로, 첫째 경찰권의 발동은 사회질서에 대한 위험의 예방․제거에 적절한 것이어야 하고(적합성의 원칙), 둘째 당해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 머물러야 하고(필요성 또는 최소침해의 원칙), 셋째 이러한 최소한의 조치도 그에 의해 달성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클 때에만 허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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