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구속노동자후원회, 기아차 구속·해고·고소/고발·손배가압류 분쇄 현장대책위원회(준),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노동자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HIV/AIDS인권연대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들’,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평화인권연대,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DPI,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전국철거민연합
○ 발송 : 공동주최 단체
○ 수신 : 언론사/제 사회단체
○ 발송일자 : 2010.6.17(목)
○ 문의 : (02)2635-9492(구속노동자후원회)/018-238-6204(이광열)
‘독재감옥’이 되살아나고 있다!
- 감옥 환경개선과 재소자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노동·인권단체 공동행동의 날 -
1.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귀 언론사(단체)에 연대의 인사를 올립니다.
2. 이명박 정권 들어 감옥의 인권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권의 사각지대’인 감옥의 인권상황이 그나마 나아질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여년의 세월동안 감옥에 있는 재소자들과 인권, 사회단체들이 ‘감옥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투쟁해 온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왜곡된 법치주의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안중엔 재소자 인권 따위는 없습니다.
3. 최근 6년 동안 구금시설에서 182명(98명 병사, 82명 자살)이 사망(2009년 국감자료)할 만큼 의료 환경은 열악하기만 한데도, 법무부는 올해 5월 1일부터 예산부족을 이유로 2006년부터 구금시설 재소자들이 외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제공받아 왔던 건강보험 적용을 중단시켰습니다. ‘독재 감옥’의 상징이었던 일간신문 검열과 지면 ‘가위 질’이 공공연히 부활했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적 표현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양심수들에게 발송되던 사회단체들의 회보나 기관지가 수신 불허되거나 사후 압수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 밖에도 형집행법상 ‘서신 무검열 원칙’을 무색케 만드는 자의적인 서신검열과 통제, 재소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필수적인 실외운동 시간이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축소되는 등 인권침해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4. 감옥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인권, 사회단체들은 6월 17일 기자회견과 집회를 갖고, 현 정권 들어 자행되고 있는 재소자 인권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재소자 인권보장이 왜 필요한지 알려내고자 합니다. 귀 언론사(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보도를 요청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별첨 참조
‘독재감옥’이 되살아나고 있다!
- 감옥 환경개선과 재소자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노동·인권단체 공동행동의 날 -
# 1
‘감옥 인권 피해자’ 국가인권위 집단 진정 기자회견
○ 일시 : 오전 11시~
○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앞
<순서>
○ 여는 말씀
-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 경과보고
- 이광열 (구속노동자후원회 사무국장)
○ 투쟁사
- 배여진(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
○ 감옥 인권침해 피해 증언
- 이상욱 (기아차 구속·해고 ·고소/고발·손배가압류 분쇄 현장대책위원회(준) 대표)
- 최기혜 (전국철거민연합 연사위원)
○ 기자회견문 낭독
※ 기자회견이 끝난 후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접수
# 2
재소자 인권보장 및 양심수 석방 촉구 결의대회
○ 일시 : 오후 3시~
○ 장소 :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코오롱 본사 앞)
<순서>
- 대회사
- 투쟁사 (참가단체 대표)
- 결의문 낭독
※ 집회가 끝난 후 법무부 항의서한 전달
<기자회견문>
‘독재감옥’ 철폐하고 재소자 인권 보장하라!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는 민의를 외면한 채 폭정을 일삼아 온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기는커녕 냉전 이데올로기를 부추기면서 철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목덜미를 조르는 새로운 악법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무고한 국민들을 탄압하기 위해 공안기관들은 더욱 날뛰고 있다. ‘인권의 사각지대’인 감옥의 인권상황도 지금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1일부터 구금시설 재소자들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중단시켰다. 열악한 감옥의 의료 환경 때문에 1년에 30여 명씩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가는 재소자들이 건강한 심신을 유지한 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공안통치’를 위해 물 쓰듯 쓰는 예산을 돌린다면 감옥에서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고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재소자들을 살릴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군사독재 시절의 야만적인 악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일선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에게 군대식 규율을 강제하면서 기본적인 알 권리, 표현의 자유마저 유린하고 있다. 자비로 구독하는 일간 신문의 특정기사를 오려내고 전달해준다든지, 정부정책과 교정행정의 잘못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도서와 잡지의 반입을 가로막는 일도 벌어진다. ‘군기잡기’ 차원에서 재소자들이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알몸 검신’을 강제하는 교도소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권탄압에 의해 부당하게 구속된 양심수들의 고통도 극심해지고 있다. 형집행법은 ‘서신 무검열 원칙’을 명시하고 있지만, 양심수들의 서신은 언제나 검열하면서 그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고 있다. 재소자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수십일 동안 징벌방에 갇히는 일도 벌어진다. 정치인, 재벌총수들은 중죄를 저질러도 때가되면 특사를 받고 풀려나지만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다 구속된 양심수들은 법에 규정된 가석방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
한 때의 실수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갇혀있는 재소자라 할지라도 인간이고 국민이다. 최근 흉악범죄가 늘어나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자, 정부는 범죄의 원인을 개인의 잘못으로만 돌리면서 ‘처벌 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정의롭지 못한 법질서, 인간을 차별하고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사회구조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 정부는 말로만 ‘범죄예방’을 외칠 게 아니라, 인권의 원칙에 충실한, 명실상부한 교정행정을 펼침으로써 재범 가능성을 낮추고, 무엇보다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사회적 원인을 제거하는데 힘써야 한다.
우리는 감시와 통제 위주로 나아가고 있는 정부의 행형 정책을 반대하며 감옥 인권 개선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공안통치’에 낭비되는 혈세를 감옥환경 개선에 사용하고 재소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라!
1. 구금시설 재소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위해 외부병원 진료 때 국민건강보험을 계속 적용하라!
1. 군사독재의 악습인 신문과 도서, 서신에 대한 내용 검열과 통제를 중단하라!
1. 재소자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알몸 검신’, 과도한 ‘검방’, 보복성 강제이송 중단하라!
1.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고 양심수들에 대한 부당한 인권탄압 중단하라!
2010년 6월 17일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참고자료
이명박 정권 들어 악화되고 있는 감옥인권 상황
이명박 정권 들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이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감옥에서는 군사독재 시절의 악습이 되살아나면서 재소자들의 기본권이 무참히 유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제10조)고 되어있고, 형의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 또한 “수용자의 인권은 최대한으로 보장”(제4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오랜 민주화 투쟁과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구금시설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해소되지 않은 채 재소자들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권위주의, 행정 편의주의는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재소자 인권에 대한 무관심이 극대화되면서 상위법의 근본취지를 무시하고 왜곡하는 기관의 직권남용이 판을 치고 있다. 또한 시장주의 논리가 행형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국가가 부담해야 할 행형비용을 재소자들에게 전가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구금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사례들은 무수히 많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 재소자의 기본적인 알 권리 침해
1. 정기구독 일간지에 대한 사전 검열과 ‘가위질’
○ 춘천교도소 이동우, 원주교도소 김수억 씨의 사례
2007년 기아차비정규직 파업 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동우 씨(기아차화성사내하청지회 조합원)는 소내에서 자비로 경향신문을 정기구독해 왔는데 5월 12일자 사회면(12면)의 일부 기사가 잘려나간 채 들어왔다. 담당 교도관에게 항의하니 “교육·교화 상 규정에 위배되는 기사라 삭제했다. 내용은 외설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체규정에 의해 기사를 삭제했으며 교정본부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삭제했다. 중앙일간지 7,8개에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사전 검열해 삭제 후 전달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어떤 이유로 사전 검열 및 삭제를 했는지 관련규정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담당 교도관은 그럴 의무가 없다면서 알고 싶으면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법무부 지침에 의한 것이었고 문제의 기사는 서울구치소에서 있었던 ‘절도혐의로 구속된 10대 소년의 여사 수감생활’ 관련 기사였다. 같은 날 원주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김수억 씨(기아차화성사내하청지회 조합원)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 서울구치소 장영희 씨의 사례
용산 철거민 투쟁으로 구속, 수감 중인 장영희 씨(전국철거민연합)에 따르면 작년 11월 22일과 올해 3월 17일 자비로 정기 구독 중이던 신문의 사회면 특정기사가 잘려진 채 전달되었다고 한다. 담당 교도관에게 확인해 본 결과 ‘교정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무부 장관 청송교도소 방문’ 관련 기사(11월 22일), ‘서울구치소 사형수 정남규 씨 자살’(3월17일) 관련 기사를 모든 일간 신문에서 절취한 후 재소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 관련 법규
- 형집행법 제47조 (신문 등의 구독) ①수용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신문·잡지 또는 도서(이하 “신문등”이라 한다)의 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②소장은 제1항에 따라 구독을 신청한 신문 등이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에 따른 유해간행물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독을 허가하여야 한다. ③제1항에 따라 구독을 신청할 수 있는 신문 등의 범위 및 수량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
※ 문제점 : 1) 자비로 구독하고 있는 신문·잡지를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검열하고 기사까지 절취한 것은 재소자의 기본권인 알 권리(정보접근권)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언론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야만적인 인권침해 행위이다. 이런 행태가 확대된다면 재소자의 방어권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2) 형집행법은 물론 시행령, 시행규칙에도 정기구독 중인 신문, 잡지의 내용을 이런 식으로 검열해서 절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없다.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이와 같은 인권침해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정당화 되려면 적어도 해당기사가 구금시설의 ‘질서와 안전’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것을 기관 스스로 입증해야 하고, 그런 연후에라도 전체 재소자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고 문제가 되는 특정인들에 국한해야 할 것이다. 3) 이와 같은 행태는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 만연하다가 ‘민주화’이후 사라졌으나 이명박 정권 들어 공공연하게 부활하고 있다.
2. 외부 반입 도서, 잡지 등에 대한 사전 검열과 압수, 영치
○ 범민련 발행 월간 ｢민족의 진로｣에 대한 압수조치
5월 11일 춘천교도소는 수감 중인 기아차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이동우 씨에게 4월 29일 우편으로 배달된 범민련 잡지 ｢민족의 진로｣를 ‘교정본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며 강제 회수하려 하였다. 이동우 씨가 ‘｢민족의 진로｣의 정치성엔 동의하지 않으나 검열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에 반대하기에 돌려줄 수 없다’며 완강히 저항하자, 담당 교도관이 경위서를 작성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되었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매달 전국에 수감된 양심수들에게 ｢민족의 진로｣를 꾸준히 발송해 왔고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다른 양심수들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 구속노동자후원회 소식지 월간 ｢구속노동자｣에 대한 교부 불허
구속노동자후원회는 노동자 구속 탄압의 심각성과 감옥 인권침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소식지인 월간 <구속노동자>를 발간하고 있고 이 소식지는 전국의 양심수들과 구독을 원하는 일반 재소자들에게도 발송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감옥인권 관련 기사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몇몇 재소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안동교도소 박용삼 씨 : 월간 ｢구속노동자｣ 46호(2010.2.27 발행)와 47호(2010.3.31 발행) 미 전달 (※ 해당 소식지에는 박용삼 씨 본인이 기고한 글이 실려 있었다)
- 포항교도소 김동율 씨 : 월간 ｢구속노동자｣ 47호(2010.3.31 발행)(※ 해당 소식지에는 원주교도소, 수원구치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심수들의 재소자 처우개선 투쟁 관련 기사들이 실려 있었다)
※ 문제점 : 1) 일간 신문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반입되는 도서나 사회단체 회보에 대한 자의적인 검열과 통제 또한 재소자의 알 권리(정보접근권)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사상·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2) 월간 <구속노동자>에 감옥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실려 있다 해서 구독 중인 재소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은 행정의 잘못을 가리면서 결과적으로 재소자들의 방어권을 침해하려는 조치로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화성외국인보호소가 월간 <구속노동자>를 수감 중인 외국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통신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보호 외국인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받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신설하고 <외국인 보호규칙> 제10조와 동 규칙 시행세칙 제12조의 ‘도서, 신문, 잡지’ 항목을 삭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08진인1694)
3. 교정본부 TV 통합방송(보라미 방송) 문제점
형집행법 48조(라디오 청취와 텔레비전 시청) : ①수용자는 정서안정 및 교양습득을 위해 라디오 청취와 텔레비전 시청을 할 수 있다.
TV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므로 재소자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인터넷 사용과 더불어 전면 허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정당국은 재소자의 TV 시청을 교정교화 수단으로만 활용으로써 재소자의 알 권리를 크게 침해하고 있다.
2008년 6월 11일 법무부는 “인력과 예산을 절감하고, 수용자 교화 및 사회복귀에 필요한 영상물을 자체 제작하여 수용자 특성에 맞는 방송”을 하겠다며 ‘교화방송센터’를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교정본부가 자체적으로 TV 프로그램을 편성해서 전국 공통으로 틀어주고 있다. 재소자들에겐 아무런 채널 선택권도 주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다 통합프로그램(‘보라미 방송’) 중에 뉴스시간 편성은 1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뒤늦게(SBS 정오 뉴스를 저녁 6시에 방영)틀어주기 때문에 재소자들의 불만이 높다.
■ 서신에 대한 자의적인 검열과 통제
○ 구속노동자후원회 발송 서신에 대한 자의적인 검열과 영치
3월 구속노동자후원회 사무국장 이광열 씨는 단체에서 후원하고 있는 구속노동자 56명에게 개별적으로 서신을 발송했다. 서신의 내용은 구속 중인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내용이 주였고 정세와 열악한 감옥인권에 대한 언급이 일부 있었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수원구치소, 평택구치지소, 춘천교도소, 원주교도소,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등 대부분의 구금시설에서 해당 편지를 수신자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강제 영치시켰다. 구속노동자후원회가 각 구금시설에 확인해보니 교정본부의 지시에 따라 전국 구금시설에서 일괄적으로 이루어진 조처라고 했다. 서울구치소 담당자는 ‘교정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으면 예방 차원에서 편지를 교부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편지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저들이 문제 삼은 편지의 한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죄인’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법에 보장된 권리조차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른 말하는 사람들은 당국에 찍혀 징벌과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억압과 착취로 유지되는 사회다 보니 어디를 가나 투쟁해야 할 문제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당히 맞서 투쟁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인간 대우조차 받을 수 없다는 점은 감옥 안이나 밖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소 내에서 부당한 처우나 인권침해 문제가 있을 때는 혼자서 해결하려 마시고 외부로 꼭 알려 주십시오!” 과연 이 내용이 어떻게 ‘교정 질서’를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교정 당국은 명백한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 원주교도소, ‘석궁사건’ 김명호 씨 서신 5차례 발송지연 내지 발송 불허
‘석궁사건’으로 구속된 김명호 씨(전 성균관대 교수)는 원주교도소 수감 당시인 지난 해 12월 17일부터 2월 24일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서신발송이 지연되거나 불허되었다. 특히 12월 1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려 했던 보정서가 29시간이나 늦게 발송됨으로써 헌법소원이 각하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2월 24일 김 교수가 원주교도소 교도관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원주경찰서에 제출하려 했던 고소장은 아예 발송조차 되지 않았다.
원주교도소 측의 답변은 ‘일반서신’은 사회복귀과에서 금지물품이 들어있는지만 확인한 후 발송처리하지만 송무(소송)관련 서신은 고충처리반에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해서 발송한 후 시찰(상부에 올리는 보고서)까지 올린다고 했다. 어떤 법률적 근거로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니 형집행법 시행령 제76조②항(수용자 본인이 작성 또는 집필한 문서나 도화)을 들면서 송무관련 서류는 서신이 아니라 ‘집필한 문서’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법무부가 내린 유권해석이라고 한다.
○ 관련법규
- 형집행법 제43조 ④수용자가 주고받는 서신의 내용은 검열 받지 아니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1. 서신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때 / 2. 「형사소송법」 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서신검열의 결정이 있는 때 / 3. 제 1항 제2호 또는 제3호에 해 당하는 내용이나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개 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 4.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용자 간의 서신인 때⑤소장은 제3항 또는 제4항 단서에 따라 확인 또는 검열한 결과 수용자의 서신에 법령으로 금지된 물품이 들어 있거나 서신의 내용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발신 또는 수신을 금지할 수 있다.1. 암호·기호 등 이해할 수 없는 특수문자로 작성되어 있는 때 / 2.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 / 3. 형사 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때 / 4. 수용자의 처우 또는 교정시설의 운영에 관하여 명백한 거짓사실을 포함하고 있는 때 / 5.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때 / 6.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 7.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⑥소장이 서신을 발송하거나 교부하는 경우에는 신속히 하여야 한다.
※ 문제점 : 1) 법 조항 자체가 재소자의 서신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모호하고 추상적인 규정을 많이 담고 있지만 개정된 형집행법은 분명하게 ‘서신 무검열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관계기관이 법을 충실하게 이행할 의사가 있다면 ‘반입금지 물품’이 들어있는지 육안으로만 확인하고 내용검열은 구금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해칠 수 있다는 명백한 근거가 뒷받침 되지 않는 한 검열해서는 안 된다. 구속노동자후원회 서신과 김명호 씨의 서신을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검열한 후 수신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발송 불허하거나 지연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는 명백한 인권침해다. 2) 서신 검열과 통제는 재소자들의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교정·교화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인권침해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 재소자 ‘치료받을 권리’ 외면, 행형비용에 대한 과도한 전가
1. 구금시설 재소자 국민건강보험 적용 배제
올해 5월 1일부터 구금시설 재소자들이 외부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적용받아 왔던 의료보험 적용이 폐지된다. 국민건강보험법(제49조)에 따라 ‘교도소 기타 이에 준 하는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때’는 건강보험급여가 정지된다. 그러나 2006년 1월 1일부터 법무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예탁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구금시설 재소자들도 외부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교정예산이 삭감되자, 법무부는 공단에 지불할 예탁금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구금시설의 의료여건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재소자 1천 명당 의사 1명꼴(2002년 현재)로 의사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도 소내 의무실은 의약품, 의료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간단한 치료만 가능할 뿐이다. 심하게 아픈 환자들은 외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비용을 자가 부담해야 하는데다 건강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다면 돈 없는 재소자들은 아파도 병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 관련법령
제36조 (부상자 등 치료) 소장은 수용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제37조 (외부의료시설 진료 등) ① 소장은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교정시설 밖에 있는 의료시설(이하 “외부의료시절”이라 한다)에서 진료를 받게 할 수 있다. ⑤소장은 수용자가 자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부상 등이 발생 하여 외부의료시설에서 진료를 받은 경우에는 그 진료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수용자에게 부담하게 할 수 있다.
○ 문제점
재소자들이 사회에서 범한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으나, 재소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기신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치료를 받을 권리를 박탈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법에도 재소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소자를 구금한 국가가 수용생활 중에 발생한 건강손상에 대하여 적절한 의료보장을 제공하도록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정된 형집행법에서는 재소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로 하더니, 이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의료보험 혜택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재소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평등권, 건강권, 인간 존엄성을 부정하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2. 구금시설 재소자 민사 등 개인 소송 진행시 법원이동 비용 본인 부담
법무부는 훈령으로 올해 2월 1일부터 구금시설 재소자가 민사 등 개인 소송 때문에 수용된 구금시설의 관할 구역을 벗어나 법원에 출석(출정)하는 경우 연료비와 통행료 등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도록 했다.[민사재판 등 소송 수용자 출정비용 징수에 관한 지침/법무부훈령 제756호, 2009.12.29, 제정]
재소자들이 승소 가능성이 희박한 민사, 가사소송 등을 남발하면서 관련 예산 및 인력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해당 재소자가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종전대로 구금시설에서 부담하도록 예외조항을 넣었지만 비용지원을 받는 재소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 문제점
- 구금시설 재소자들이 제기하는 민사소송의 대부분은 인권침해 상황에서 교도소나 관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많다. 구금시설의 환경을 개선하고 재소자들의 인권을 적절하게 보장해 준다면 소송은 줄어들 것이다. 그럼에도 예산을 핑계로 이동의 자유가 없는 재소자들에게 법정출두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재판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일 뿐 아니라 피해구제를 방해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올해 말 여주에 한국 최초 민영교도소인 ‘아가페 교도소’가 들어서는 등 ‘행형의 시장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 구금시설 재소자들의 정당한 기본권 보장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본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그렇게 악착같이 재소자들에게 행형비용을 부담시키면서 수형자들에게 부과하는 강제노역에 대해서는 왜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인가?
■ 재소자 인간 존엄성 무시하는 ‘알몸 검신’ 부활
○ 춘천교도소 사례
- ‘석궁 사건’으로 구속된 김명호 씨는 지난 3월 25일, 합당한 이유도 없이 원주교도소에서 춘천교도소로 강제 이송되었다. 춘천교도소는 김 씨가 이송돼 오자마자, 일명 ‘까마귀’라 불리는 기동타격대를 동원해서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방식으로 ‘알몸 검신’을 진행했다. 공포에 질린 김 교수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겠다고 하면서 입방을 거부하자, 교도관들이 달려들어 폭언과 함께 김 씨의 팔을 꺽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춘천교도소는 김 씨에게 ‘교도관 지시 불이행’이란 이유로 처음에는 ‘금치 10일’의 징벌을 내렸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징벌위원회를 다시 열어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금치 21일’의 징벌을 내렸다.
- 3월 5일 수원구치소에서 춘천교도소로 이송돼 온 기아차화성사내하청지회 이동우 씨도 같은 방식으로 ‘알몸 검신’을 받았고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다.
- 2008년 ‘촛불집회’로 구속되었던 권승우 씨는 작년 3월 말, 서울구치소에서 춘천교도소로 이송돼 올 당시, 비슷한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항문검사’를 포함한 ‘정밀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다. 권 씨에 따르면 이송 돼 온 재소자들이 자신처럼 모두 ‘알몸 검신’을 받은 것은 아니고 소 측이 지정한 몇 몇 사람에게만 이런 조치가 취해졌다고 한다.
○ 안양교도소, 쌍용차 파업으로 구속된 이기호 씨 사례 : 올해 4월 16일경 항소가 기각된 후 상고하자마자, 수원구치소에서 안양교도소로 이감되었다. 이감되어 오던 날 안양교도소는 옷을 벗긴 후 알몸검신을 진행했는데 이 씨는 당시 자신이 왜 ‘알몸 검신’을 당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 관계법령
형집행법 제93조 (신체검사 등) ①교도관은 시절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면 수용자의 신체·의류·휴대품·거실 및 작업장 등을 검사할 수 있다. ②수용자의 신체를 검사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고통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하며, 특히 신체를 면밀하게 검사할 필요가 있으면 다른 수용자가 볼 수 없는 차단된 장소에서 하여야 한다.
※ 문제점 : 법령의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데도 일선 교도소에서는 새로 이송돼 온 재소자들 가운데 특정인들을 골라서 어떤 근거나 이유 때문인지도 설명해주지 않은 채 “불필요한 고통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알몸 검신’을 자행하고 있다. 특히나 법(형집행법 제92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물품(먀약,총기,도검,담배,주류 등)을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구속노동자, 양심수들에게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알몸 검신’을 강제하는 것은 ‘군기잡기’의 일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2002.7.22/2000헌마327)와 대법원 판례(2001.10.26/2001다514066)도 “알몸 신체검사는 금지물품의 구체적인 혐의가 있고 그것이 흉기 등 시설의 안전과 질서에 현저한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통상적인 조사방법으로는 금지물품을 발견하기 어려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정해야”한다며 엄격하게 제한한 바 있다.
■ 재소자 운동권 침해 문제
｢UN 피구금자 최저기준 규칙｣에 따르면 “모든 피구금자는 날씨가 허락하는 한 매일 적어도 1시간의 적당한 실외운동을 하도록”(제21조) 규정하고 있다. 실외운동은 하루 종일 비좁은 거실에 갇혀 있는 재소자들이 땅을 밟으면서 신선한 공기와 햇볕을 쬘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모든 재소자들에게 적당한 실외운동 시간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 관련 법규
형집행법 제33조 (운동 및 목욕) ① 소장은 수용자가 건강유지에 필요한 운동 및 목욕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여 야 한다. ②운동시간·목욕횟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49조(실외운동) 소장은 수용자가 매일(공휴일 및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날은 제외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 내에서 1시간 이내의 실외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실외운동을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작업의 특성상 실외운동이 필요 없다고 인정되는 때/2. 질병 등으로 실외운동이 수용자의 건강에 해롭다고 인정되는 때 /3. 우천, 수사, 재판,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실외운동을 하기 어려운 때
1. 재소자들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운동시간 축소
2008년 이후 개정된 형집행법이 시행되면서 전국의 구금시설에서 운동시간이 축소되고 있다. 그 동안에는 소장의 재량에 따라 혼거실 재소자에겐 30분 이상, 독거실 재소자에겐 1시간 이상의 운동시간이 보장되었다. 그런데 구 시행령에 있던 “독거수용자에 대하여는.......운동시간을 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규정이 개정과 더불어 삭제되면서 지금은 독거와 혼거 구분 없이 전국적으로 30분 정도 밖에 보장되지 않고 있다.
- 교정기관 ‘주5일제 근무’ 시행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운동시간이 없고, 토요일에는 직원들이 4부제로 근무하고 있는 15개소를 제외한 나머지 시설에서는 격주로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 계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구금시설에서 목욕이 있는 날에는 운동시간이 따로 없다.(이것은 법령에 없는 규정인데도 기관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소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 운동에 대해 출역수와 미출역수의 차별도 심각하다. 안동교도소 같은 경우, 공장에 나가 일을 하는 출역수는 넓은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재소자들은 손바닥만한 공간에서 바람만 쐬고 들어온다고 온다.
2. 운동장 없는 구금시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신축되고 있는 고층형(아파트형) 구금시설이다. 수원구치소, 평택구치지소, 인천구치소 등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시설은 주민들의 시선, 보안 문제에 치중해서 건물을 짓다보니 아예 운동장이 없다. 특히 2천여 명을 수용하는 수원구치소는 옥상도 아닌 비좁은 베란다에서 실외운동이 아니라 실내운동을 시킨다.
■ 문제점 : 재소자들에게 충분한 운동시간과 운동설비를 보장해주지 않는 것은 재소자들의 인간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교정·교화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 재소자의 건강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 재소자 물품소지 및 물품 구매권에 대한 과도한 통제
법무부 지침에 따라 지난 해 10월부터 외부의 지인들이 구금시설 재소자들을 위해 차입할 수 있는 영치물 품목을 대폭 축소했다. 교정 당국은 재소자들이 시설 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을 대폭 늘려 “영치금만으로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 개선”한 것이라고 하지만, 교정협회가 재소자들의 구매 물품을 독점공급하고 있는 상황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품목의 다양성이나 품질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러한 조치들이 퇴직한 교정공무원들의 연합체인 교정협회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안팎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교정당국이 시설 내에서 ‘위화감 조성’을 막고 ‘수용자 가족들의 편의’를 위하고자 한다면 자비로 구매 가능한 품목 수를 대폭 늘리고 공급체계 또한 경쟁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불우한 재소자들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더 많은 생활필수품들을 무상 공급해야 할 것이다.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외부에서 반입할 수 있는 품목 수를 지금보다 늘리는 것이 합당하다.
○ 서울구치소 문헌준 씨의 사례
노점상 철거반대 투쟁으로 구속, 2년 째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문헌준 씨는 여름만 되면 발바닥이 갈라지는 무좀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그래서 소속단체인 ‘홈리스 행동’에 연락을 해서 ‘발가락 양말’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 20일 ‘홈리스 행동’ 활동가들이 ‘발가락 양말’을 구입해서 서울구치소로 발송했으나 서울구치소는 5월 26일 ‘반입금지 품목’이고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해당 물품을 반송 처리했다. ‘발가락 양말’과 일반 양말은 가격차이가 1천원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무좀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발가락 양말’을 필요로 하는 재소자들이 많은데도 자비구매물품으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차입하지 않는 한 소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악화되고 있는 구금시설 접견권
1. ‘무인접견 시스템’의 문제점
법무부는 2006년부터 전국 구금시설에 무인접견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도관 입회 없이 영상 카메라와 자동 녹음 프로그램을 통해 접견 및 대화 내용을 촬영, 녹음하도록 되어 있는 이 시스템은 애초 아무런 법적근거 없이 도입되었다가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3년이 경과한 후 행형법 개정을 통해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무인접견시스템을 도입한 취지는 면회에 소요되는 계호인력을 줄여서 면회시간을 늘리고 절차 또한 편리하게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난 후 면회시간은 오히려 더 축소(구치소의 경우 10분 내외, 교도소의 경우 15분 내외)되었고 고장이 잦아 칸막이 접견실 너머에서 들려오는 상대방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더 많은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면회객들이 불만을 터뜨리며 고쳐달라고 건의해도 소 측은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고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뿐만 아니라 이 시스템은 중앙통제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접견인이 어떤 질문을 하면 자동으로 꺼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3시경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서울구치소를 방문해서 용산철거반대 투쟁으로 구속된 김창수 씨를 면회한 적이 있었다. 학생들이 궁금한 사항 몇 가지를 질문하자, 잡자기 마이크가 나가버렸다. 면회가 중단된 것에 화가 나서 강력하게 항의하니까, 한 참후에야 교도관들이 다시 면회시간을 잡아주면서 ‘기자처럼 질문을 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진다’고 답변했다.
법무부는 인권침해 논란이 있고 고장이 잦은 무인접견 시스템을 개선하든가 없애버리고, 법에 규정된 30분의 면회시간만이라도 제대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2. 교도소 면회 왜 하루에 1회, 1명밖에 안되는가?
접견권은 재소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접견을 온 민원인의 권리이기도 하다. 현재 일선 교도소(구치소)에서는 동일인이 하루에 두 사람 이상 면회를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서울에 사는 어떤 시민이 부산교도소에 있는 지인 2명을 면회하고 싶어 찾아갈 경우, 하루에 한 사람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부득이 근처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까지 면회를 한 후 상경할 수밖에 없다. 법령 어디에도 면회를 이런 식으로 진행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행정편의에 따라 교정당국이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해서 이 같이 시행하고 있다.
■ 재소자 인권 유린하는 보복성 강제이송 문제
형집행법 제20조 (수용자의 이송) ① 소장은 수용자의 수용·작업·교화·의료, 그 밖의 처우를 위하여 필요하거나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수용자를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할 수 있다. ② 법무부장관은 제1항의 이송승인에 관한 권한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교정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
구금시설 재소자에게 이송은 주거지를 바꾸는 문제와 같으므로 재소자의 처우를 감안해서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피구금자최저기준규칙이나 헌법재판소 판례에는 “거주지 인근의 구금시설에 수용”되어야 하고 “이송으로 인하여 방어권에 지장을 초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한국의 현행 법은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가능하도록 포괄적으로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어 현실에서는 수위 ‘문제 수용자’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 포항교도소 김동율 씨의 사례
장기형을 받고 복역 중인 김동율 씨는 독거실 배정 등 재소자 처우와 관련해서 다양한 요구를 하며 국가인권위원회와 법원에 여러 건의 진정과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소 당국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는지 대전->대구->청송->포항 등 2년 동안 무려 4군데로 연거푸 이송을 보냈다. 그는 2008년 여름 대전교도소에 있을 때 구속노동자후원회 소식지인 월간 <구속노동자>에 대전교도소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 후 구속노동자후원회 활동가들이 대전교도소를 방문해서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는데, 대전교도소는 개선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얼마 안 있어 김 씨를 대구교도소로 이송시켰다. 김 씨는 가는 곳마다 수십일 씩 징벌방에 갇혔고, 지난 해 8월, 청송교도소에 있을 때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거실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다. 김 씨는 즉각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지만 다시 아무런 연고도 없는 포항교도소로 이송되었다. 현재 그는 출역을 나가면서 수형생활에 적응하고 있지만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24시간 CCTV가 가동되는 거실에서 몇 달 째 생활하고 있다. 그에겐 아무런 사생활의 비밀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 포항교도소는 ‘자살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김 씨의 방 안에 있는 창문을 뜯어내고 불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바꾸었다. 기관 측의 이러한 조치들은 재소자들에게 더 많은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겨주기 때문에 사실상 자살을 유도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구금시설 자살사고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인권기준에 맞게 환경을 개선하고 재소자들을 인간으로서 대우해야 한다.
○ ‘석궁사건’ 구속 김명호 씨의 사례
‘석궁사건’으로 구속된 김명호 씨는 지난 해 8월 31일, 형집행법상 경비등급이 낮다(S3 등급)는 이유로 의정부교도소에서 원주교도소로 강제이송되었다. 경비등급 책정은 재소자의 처지나 생활 태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도주 가능성’만으로 매기는 등급인데 그 평가항목은 ‘형기, 범행 동기, 흉기 사용 여부“ 등 애초 받았던 판결문 내용만으로 판단한다. 전직교수로서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김명호 씨가 과연 도주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당국은 한 마디 사전 통보없이 그를 이송시켰다. 김 씨는 원주교도소에 가서도 부당한 경비등급 책정과 강제이송에 항의하며 끈질기게 법정투쟁을 전개했다. 그러자 원주교도소는 김 씨를 ’계속 데리고 있는 게 행정낭비‘라며 이송 7개월여 만에 춘천교도소로 강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나 처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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