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식 없는 국회의 국가인권위원 선출을 규탄한다.
인권단체연석회의
2004년 11월 26일
인권단체연석회의(인권회의)는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된 채 처리된 국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김호준 상임위원 선출을 규탄한다.
국회는 25일 본회를 열어 한나라당이 추천한 김호준 위원 선출안을 가결했다. 이는 위원 결원 시 30일 내에 후임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법을 어겨 3개월이나 늦게 임명한 것으로 한나라당과 국회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또한 열린우리당은 당내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투표로 표결하여, 무엇보다도 ‘인권’의 가치에 충실하여야 할 국가인권위원 인선에 정치적 고려를 앞세웠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더욱이 국가인권위원회법 5조 2항에 따르면 “위원은 인권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자“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선출된 김호준 위원의 경력과 활동을 살펴보면 인권문제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과거 논설 등을 통해 96년 노동법 날치기 개악을 ‘대통령의 결단’으로 두둔하는 등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 보호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여 왔다. 그리고 언론사 편집국장 재임 시 독단적인 업무처리로 일선 기자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기도 했으며, 언론의 편집권 독립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기자들을 해고하는데 앞장섰던 점 등 이미 수차례 국가인권위원으로의 부적절성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어 왔다.
이는 한나라당이 추천 사유로 든 “인권관련 전문성 및 정책개발 역량, 업무 추진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내용과 “언론에 대한 인권침해 방지와 소수자나 약자의 보소 등 당면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란 주장에 전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김호준 인권위원을 선출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을 역할에 대한 국회의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인권에 대한 철학과 의식의 부재를 국회가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옹호와 증진을 위한 행정, 사법, 입법부로부터 독립된 인권 전담 국가기관으로 그 중요성은 3년간의 1기 활동을 통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더욱이 국가인권위는 위원 합의제 결정기구이므로 인권위원 개개인의 자질과 역할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하기에 인권회의는 이번 국회의 인권위원 선출의 규탄과 함께 2기 국가인권위 구성과정에서 철저한 인선 원칙과 공개적인 검증절차를 촉구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증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거듭 밝히는 바이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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